맛집기행

[청주 맛집] 1969년부터 이어온 청주 중앙모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1. 8. 00:01

요즘 뜨는 곳 청주 맛집 중앙모밀

겨울철에 더 생각나는 메밀국수

 

 

 


생활의 달인 선정, 전국 3대 메밀국수집

1969년부터 이어온 청주 중앙모밀 

 

#여름에도 맛있지만, 겨울에는 더 생각나는 메밀국수

냉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름냉면보다 겨울냉면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차가운 음식보다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 정도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가끔 추운 바람이 살살 불어올 때 시원한 음식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이날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청주 토박이라면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중앙모밀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잠깐만요! 상업적인 글 아닙니다.(주인분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블로거님들이 맛집이라고 추천해 주신 장소를 검증한 개인 의견입니다.^^

 


청주 중앙모밀 전경        since 1969가 인상적인 중앙모밀 전경
 

청주 도심에 위치한 중앙모밀입니다.  의식주가 인간의 3대 욕구이기는 해도 먹는 장사로 10년 이상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중앙모밀은 1969년부터 영업을 해왔던 곳입니다. 약 50년을 이어온 곳이죠. 사진으로 보이는 곳은 1983년에 지금의 건물을 지어 이전한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50년의 세월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옛스러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지버의 뒤를 이어 아드님(56)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이곳은 그 옛날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이 미팅을 하고, 심야영화를 보고 나오는 이들이 출출한 배를 채우던 야식집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근방에 있던 '청주중앙극장'맞은편에 '중앙제과'라는 이름으로 빵과 국수, 분식을 팔던 창립자께서 1983년에 빵을 접고 국수에 주력하면서 '중앙모밀'로 상호를 바꿨다고 하죠.

사실 이곳을 찾기 전까지 이런 역사를 가진 메밀국수집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 그래서 더 이곳을 기대했습니다. 


청주 중앙모밀 내부 모습        점심시간이라고 하기에는 늦고, 저녁시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시간


가게에 들어섰습니다. 점심시간이라고 하기에는 늦고, 저녁시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많지 않았습니다. 메뉴도 단순했습니다. 모밀국수, 모밀짜장, 모밀우동을 7천원의 가격에 팔고 있었습니다. 소문난 맛집의 메뉴는 대부분 단순합니다. 메뉴가 다양하면 그 맛을 유지하는데 더 많은 신경이 쓰이게 되는 까닭에 단순한 메뉴를 자랑하는 맛집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 풍기는 분위기나 메뉴 구성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기분 좋은 기대감을 갖게 하는 그 순간. 전 메밀국수를 주문했습니다. (항상 기본이 중요하니까요^^) 


메밀국수 등장        화려함은 없지만 다 있는 구성.


역시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이 진리인가 봅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았는데, 주문한 메밀국수가 나왔습니다. ^^ 가게 내부의 모습처럼 화려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메밀국수라 말할 수 있는 꼭 필요한 것들이 등장했다는 느낌입니다. 

메밀면        강원도 봉평 산지에서 직접 공수하는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면


메밀면입니다. 고급스러움은 없지만 그 옛날 중고등학생들이 왜 이곳을 좋아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모습니다. 눈으로 보았을 때는 많지 않아 보이지만, 먹으면 1인분은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양입니다. 중앙모밀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로 이 메밀면을 꼽는 분들이 많습니다. ^^

메밀국수를 완성하는 친구들        메밀의 찬 성질을 없애기 위한 무와 파. 그리고 간장.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메밀면을 넣었습니다. 넣기 전에 메밀의 차가운 성질을 없애기 위한 파와 무를 100% 양조간장에  적당히 넣고, 적절한 배합을 마무리합니다. 



인적인 평가

 

중앙모밀은 화려하지 않은 곳입니다. 그 출발이 그랬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도 그렇습니다. 예전에 소개해드렸던 전주의 배태랑칼국수나 안면도칼국수처럼 화려하지 않은 이들의 삶과 함께하며 그 숨결을 이어오고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을 평가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맛도 맛이지만 그 역사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

이 집을 나오면서 내년 여름에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이곳만의 철학과 고집이 있는데, 그것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제 내공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분의 표현처럼 '여전히 맛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이곳만의 맛과 느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때가 되서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 것 같습니다. 

'맛없다'는 표현을 장황하게 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까봐 말씀드리는데, 이집 메밀국수 맛있습니다. 쫀득쫀득한 식감과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 기본이 충실합니다. 믿지 못하시는 분들은 청주에 가시거든 꼭 들러보십시오. 개인적인 입맛의 차이는 있겠지만, 실망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 

(전 이날 이곳에 오기 전에 너무 많은 음식을 먹어서... ㅜㅜ 그리고 양파와 무가 메밀의 차가운 성질을 충분히 없애주지 못했는지 배가 계속... 그래서 To be continue...)

청주를 찾으시는 분들께 이곳 중앙모밀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여름철에 이곳은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엄청난 집이 될 겁니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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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출사를 나갔다가 제 그림자를 찍고 돌아왔습니다. 없는 것은 아닌데, 있다고 여겨지지도 않는 많은 일들을 겪고 불현듯 내 삶도 이같은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본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