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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괜시리' 아니다. '괜스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18.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공연스레'를 떠올리면 당연히 '괜스레'

 

 

 

단어의 형태변화를 주목하자.

'괜스레'는 '공연스레'가 낳았다.

비가 내리는 날에 칼국수와 파전이 생각나는 것처럼 아무런 계기없이 어떤 음식이나 사람이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괜스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기도 하죠.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무심코 떠오르는 어떤 생각들이 과연 아무런 이유 없이 나타나는 것일까? 말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느끼거나 인지하지 못한 어느 과정이 우리의 머릿 속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20여 년 전, 무심코 읽었던 책 속에 "우연은 필연의 가장이다"라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하는 일마다 원하던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일들에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 문장을 보고 그런 마음과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내 눈 앞에서 나타난 모든 일들이 어떤 이유나 과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니,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기도 하면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었습니다. 

"우연은 필연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 

몇해 전, JTBC의 뉴스룸에서 손석희 아나운서가 한 말입니다. 똑같은 표현은 아니지만, 오래 전 제 인생의 중요한 지침이 되었던 말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그 순간, 굉장히 놀랐습니다. 생각해 보면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이번 생에 놀랍지 않은 일이 어디있겠냐 싶지만...

오늘의 주제는 '괜시리'와 '괜스레'입니다. 신문에 게재된 '오늘의 운세'에서 가져 온 문장입니다.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면 괜시리 엉뚱한 일에 휘말릴 수 있다"

"주변에서 괜시리 참견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늘은 좋다."

이 글의 저자가 제 앞에 있었다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걱정거리도 아닙니다. 참견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오늘도 이미 글렀습니다."라고 말했을 겁니다.   

맞지 않는 운세는 그렇다 치고, 틀린 단어의 사용이 자꾸 눈에 거슬립니다. 그래서 '괜스레'와 '괜시리'를 가져와 봤습니다.

'괜스레'는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입니다. 이것과 더불어 많이 보이는 표현이 '괜시리'인데, 안타깝게도 '괜시리'는 사전에 있지 않은 말입니다.

사람들이 발음의 편의상 'ㅡ'모음을 'ㅣ' 모음으로 바꿔 말하기 경향이 있어서 '으스스'를 '으시시'로, '추스르다'를 '추스리다'로 잘못 표현하는 것과 같이 '괜스레'도 '괜시리'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괜스레'를 '괜시리'로 착각하지 않으려면 '괜스레'의 형태를 알아보면 됩니다. 

'괜스레'의 형태가 어떻게 파생되었는지 따져 들어가다 보면 '공연하다'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아무 까닭이나 실속이 없다'는 뜻의 '공연(空然)하다'가 '공연히'가 되고, 이것이 다시 '괜히'가 되는 것처럼,

'공연스럽다'가 '공연스러이', '공연스레' 그리고 '괜스레'의 형태로 이어집니다.

형태의 변화과정 어디에도 '괜시리'가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1. '괜스레'는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다.

2. '괜시리'는 사전에 있지 않은 말이다.

3. 공연스럽다→ 공연스러이→ 공연스레 → 괜스레의 형태로 변화했다.

다들 오늘의 운세 때문에 '괜스레' 기분 언짢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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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전체의 모습을 보면 반듯하게 쌓은 성벽이지만 조금 더 다가가 그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네모 반듯한 직선이기보다 곡선에 가깝다. 하지만 그 투박하고 올곧지 못한 모양에서도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면 더 견고한 상태를 이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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