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sanyang2
본문 바로가기
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해쓱하다', '핼쑥하다'는 받아줄 수 있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29.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하지만, 해슥하다, 핼쓱하다는 안 돼.

 

 

핏기가 없이 얼굴색이 파리한 경우는 '핼쑥하다', '해쓱하다'만 정답

어원은 알 수 없지만, '핼쓱'과 '해쓱'만 인정할게.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 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집으로 하나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 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의 커다란 울음으로도 달랠 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오늘 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 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위로 작은 새 한 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온 새벽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 걸까
새벽이 내 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요즘 반복해서 듣고 있는 가수 전인권 씨의 '사랑한 후에'라는 곡의 가사입니다. 7080의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직설적이지 않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별을 말하는 듯하면서도 이별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고, 듣는 순간 이별을 떠올리게 되는 점이 요즘의 곡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제 취향은 과거의 방식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전인권 씨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먹먹함과 직접적이지 않는 가사의 감정의 표현에 놀라웠습니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는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노래였습니다.

사람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무형의 대상을 유형의 영역으로 꺼내온다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규정할 수 없는 것을 규정하는 순간 이미 그 둘은 다른 것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이 노래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가수가 부른 곡 위에 전인권 씨가 직접 쓴 가사를 입혀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랑한 후에'라는 제목에서 연인의 이별을 짐작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 이 곡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저녁부터 새벽에 이르기까지 얘기를 나열한 것이라고 직접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명곡으로 알려져 있어 중년 세대 윗줄에는 이 노래를 모르는 분이 많지 않지만, 혹시나 잘 모르겠다 싶은 분들은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을의 새벽 감성에 어울리는 곡입니다. 

오늘은 '핼쓱하다'와 '핼쑥하다' 그리고 '해쓱하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얼굴이 마르고 핏기가 없다'는 뜻을 가진 단어는 '핼쑥하다'입니다.  

  • 핼쑥한 모습 / 핼쑥한 사람 / 핼쑥하게 여위다 / 얼굴이 핼쑥하다.
  • 빈혈로 핼쑥하게 야윈 지수의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다.
  • 김 대리가 며칠 동안 밤을 새웠는지 얼굴이 핼쑥하다.

'핼쑥하다'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해쓱하다'가 있습니다. '해쓱하다'도 '얼굴에 핏기나 생기가 없고 창백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해쓱한 얼굴 / 해쓱하게 여위다 / 낯빛이 해쓱하다.
  • 안색이 해쓱하다 / 얼굴이 해쓱하다
  • 지수는 병세가 점점 심해졌는지 해쓱한 얼굴로 병실에 앉아 있었다.

'핼쑥하다'와 '해쓱하다'의 어원을 찾아봐도 신뢰할 만한 자료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핼슥하다', '해슥하다'가 올바른 표기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찾아냈습니다. '해쓱하다', '핼쑥하다'와 같이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는 맞춤법 원칙에 따라 '해슥하다'나 '핼슥하다'가 아닌 '해쓱하다'고 써야 합니다.

이 밖에도 '핼쑥하다'를 '핼쓱하다'라고 잘못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핏기 없이 파리한 얼굴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은 '해쓱하다'와 '핼쑥하다' 밖에 없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각 포털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flipboard에서 '행복사냥이'검색하시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무명(無名)과 유명(有名)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과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 사실이 진실을 가릴 수는 있지만, 없앨 수는 없다. 그것은 진실이 사실 이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없다고 말해도 늘 있어왔던 진실은 그 누구의 주장에도 존재가 뒤바뀌지는 않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