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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되레'는 '되려'가 될 수 없다. '외려'라면 몰라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28.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되려'는 '되레'가 아니야.

 

'외려', 너 때문에 '되레'를 '되려'로 착각하게 되잖아.

안되겠어. '오히려', '도리어'로 써.

예민하고 민감한 성격 탓에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동료가 있었습니다. 잠이 부족하다보니 일상 생활 속에서 예민함이 더해지고, 주변과의 마찰이 생기면서 마음도 지쳐가는 처지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 친구와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증세가 심해져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죠. 

살면서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없다면 그게 정말 문제죠. 이 친구는 본인의 모습이 비정상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남들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본인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에서 '내가 무슨 문제가 있다'라는 생각으로 그 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내부에서 찾고 있었죠. 

전문가도 아니고 어설픈 조언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선듯 나서기는 어려웠지만, 그 친구에게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저 역시 수년 째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처지였었고, '남들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며 혼자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던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아직 온전하게 발을 빼지는 못했지만, 한없이 깊은 절망 속에 가라앉던 그 당시에 오늘을 볼 수 있게 해 준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돈오'와 같이 한순간의 깨달음을 통해 그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이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 주변에서 말동무가 되어주며 같이 걸어가주는 이들의 도움이 어떤 힘이 될 수 있는지 경험해 본 입장으로서 당신의 옆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하면서 외려 입을 열고 말을 하는 쪽은 저였습니다. 경청을 다짐하고 또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 친구의 어려움을 듣기보다는 되레 제 어려움을 그 친구에게 얘기하고 있더라고요. 다행히 그게 진정성있게 느껴졌는지 서로의 마음과 감정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얼굴이 조금씩 밝아졌습니다. '누구나의 문제일 뿐 어느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한 듯 했습니다. 저 역시 그 친구를 통해서 제 자신의 문제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은 '되레'와 '되려', 그리고 '외려'입니다.

'외려'라는 단어는 1.'일반적인 예상이나 기대와는 전혀 다르거나 반대가 되게' 또는 2. '그럴 바에는 차라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 외려 피곤하다 / 외려 착하다 / 외려 화내다 / 사과를 받으러 간 나에게 그는 외려 화를 냈다

2. 외려 가는 게 낫다 / 지수가 만든 음식을 먹느니 돈이 들어도 외려 사 먹는 게 낫다

'짐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외려'는 '오히려'의 준말입니다. '외려'라는 표현이 낯설다면 '오히려'로 이해하셔도 됩니다.

  • 자기가 잘못하고서는 오히려 큰소리친다.
  • 우리의 도움이 오히려 그들에게 해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외려'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되려'와 '되레'에 있습니다. '되려'를 쓸 수 없는 곳에 '되려'를 쓰고, '되레'를 써야 하는 곳에 '되려'를 쓰는 것이 문제죠. 

'외려', '오히려'와 같이 '예상이나 기대 또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되거나 다르게'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는 '되려'가 아닌 '되리어'입니다. '되리어'의 준말이 '되레'이기 때문에 '되려'가 아닌 '되레'라는 말도 성립됩니다. 

  • 이익을 주기보다는 도리어(되레) 해만 주었다.
  •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되레) 큰소리를 친다.
  • 가지 말라는 말을 들으니 현은 가지 않기가 도리어(되레) 겁이 났다.≪이태준, 해방 전후≫

'되려'는 '되다'의 활용형이기 때문에 '~이 되려 한다'의 형태에서는 옳은 표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도리어', '오히려'의 의미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의 준말인 '외려'때문에 '도리어'의 준말을 '되려'라고 착각하게 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제는 '되려'가 '되레'가 될 수 없음을 알 때가 되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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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이지 못하는        확고함에는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과 포용이 없다. 확고함과 유연함. 무엇이 옳다고 말할 수 없지만, 무엇도 옳다고 말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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