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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비통한 슬픔에는 '애끓다'가 아니라 '애끊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23.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애끊다'와 '애끓다'는 분명히 달라.

부글부글 속이 끓을 때 '애끓다'

참! 애는 창자나 쓸개를 말해.

 

애간장이 탄다는 표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느껴보지 않은 분은 없을 겁니다. 그럼 '애간장'은 뭘까요? '애간장(애肝腸)'은 결국 '애'를 강조하는 표현이라 '애'를 이해하면 알 수 있습니다.

애가 끊어진다. / 애가 끓는다.

오늘은  '애가 끊어진다'와 '애가 끓는다'는 표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애끊는'과 '애끓는'의 표현을 잘못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끊다'와 '끓다'는 분명히 다른데 말이죠.

'아니, 애가 어떻게 타고, 애가 어떻게 끊어지고, 애가 어떻게 끓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아마도 '애'를 '아이'의 준말로 착각하시는 분일 겁니다.

'애가 탄타'와 '애도 아니고...'의 '애'는 다른 말입니다. 

 

창자, 쓸개의 옛말인 '애' 실, 줄, 끈 따위의 이어진 것을 잘라 따로 떨어지게 한다는 뜻의 '끊다'를 결합한 표현은 '애끊다'입니다. 말 그대로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지는 것처럼 고통스럽다는 의미입니다. 몸에 생채기만 나도 아프고 쓰린데, 창자가 끊어지면 그 고통은 상상 이상이겠죠.

  • 애끊는 사모의 정  / 애끊는 통곡 /
  • 선소리 잘하기로 이 근동에서 이름난 광언의 소리는 구성지면서도 애끊는 가락으로 흘렀다.≪한승원, 해일≫
  • 마음속에 끝없이 백제를 그리워하면서, 후백제를 앙원하고, 후백제 섬멸한 고려의 마지막 충신을 애끊게 기리면서….≪최명희, 혼불≫

반면, 창자, 쓸개의 옛말인 '애'액체가 몹시 뜨거워져서 소리를 내면서 거품이 솟아오르다란 의미의 '끓다'가 결합된 말이 '애끓다'입니다.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그리고 화가 날 때 우리 몸속은 열이 많은 상태가 되는데, 속이 부글부글 끓을 만큼 답답하거나 안타까운 상황을 나타낼 때 '애가 끓는다'라고 표현합니다. 흔히 쓰는 표현 중에 '애간장을 태우다'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 애끓는 감정 / 애끓는 마음 / 애끓는 목소리 / 애끓는 이별 / 애끓게 울다.
  • 그와의 안타까운 이별 뒤 그녀는 애끓게 울었다.
  • 그녀가 애끓는 목소리로 지수를 불렀지만, 지수는 깨어나지 않았다.
  • 가: 아직 아이를 찾지 못하셨어요?
    나: 네, 아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몰라 정말 애끓는 심정입니다.

겹받침의 한쪽만 다른 표현이지만 '애끊다'는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듯하다'

'애끓다'는 '몹시 답답하거나 안타까워 속이 끓는 듯하다. ≒애타다.'의 뜻입니다. '비통한 슬픔'이 전제되는 내용에는 '애끊다', 매우 초조하거나 화가 나거나 억울할 때처럼 '분노와 울분'이 전제될 때는 '애끓다'로 표현하시면 됩니다.

 

<'애'의 언제부터 나타나는가?-국립국어원 자료발췌>

 ‘애’는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형태 변화 없이 ‘애’로 나타난다. 원래 우리말에서 ‘애’는 창자를 나타냈다. 이후에 ‘애’는 소실하여 대신 ‘창자’를 쓰게 되었다. 그러나 ‘애타다’, ‘애마르다’, ‘애터지다’ 등 말속에 들어간 ‘애’나 생선의 창자를 의미하는 말로는 아직 쓰고 있다. ‘애’와 관련한 관용구로는 “애(가) 마르다.”, “애(가) 받치다.”, “애(를) 졸이다.”, “애가 썩다.” 등이 있다. “애(가) 마르다.”는 몹시 안타깝고 초조하여 속이 상함을, “애(가) 받치다.”는 안타까워 속이 치밀어 옴을 의미한다. 그리고 “애(를) 졸이다.”는 몹시 안타깝고 초조하게 속을 태우거나 마음을 쓰는 것을, “애가 썩다.”는 몹시 마음이 상함을 표현할 때에 쓰는 말이다.

 <애끊는 아픔(단장(斷腸)의 아픔에 대한 고사>

《세설신어(世說新語)》<출면편(黜免編)>에 보면 진(晉)나라 장군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征伐)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가는 중 양자강 중류의 협곡(峽谷)인 삼협(三峽)이라는 곳을 지날 때 한 병사가 원숭이 새끼 한 마리를 잡아왔다. 그런데 그 어미 원숭이가 새끼가 없어진 것을 알고 슬피 울며 환온이 탄 배를 좇아 백 여리를 뒤따라왔다. 그러다가 배가 강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즈음, 어미 원숭이가 몸을 날려 배위로 뛰어들었는데, 이내 숨을 헐떡이다 죽고 말았다. 환온이 어미 원숭이가 죽은 이유가 궁금해 배를 갈라 보게 했더니 놀랍게도 어미의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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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뭉게구름을 보고 솜사탕을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그리고 내 아이가 그랬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란 후로는 한 번도 뭉게구름을 보며 솜사탕을 떠올리지 않았다. 자란다는 것은 얻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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