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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여행

[사찰여행] 삶과 죽음의 경계 파주 "보광사"

by 행복사냥이 2018. 7. 29.

나를 위한 힐링여행,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다.

파주 보광사

 

 

Ι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다. 파주 "보광사"

한 해를 보내는 동안 맑은 날씨를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습니다.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날도 적지 않다보니 마음에 쌓인 화와 감정의 찌꺼기들을 풀어낼 취미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낚시도 하고,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있어야 할 이유를 만들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을 사냥하는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포스팅에 언급된 제 일상 외에 좋아하는 취미가 있습니다. 본래 성격이 번잡하거나 시끄러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용하게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전국에 있는 사찰들을 하나 둘씩 찾아다니는 취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해서 가끔은 사찰을 방문했던 여행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그 처음으로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보광사(普光寺) 시작합니다.

보광사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고령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령산은 조선 후기의 양주목읍지에서 보면 고령산(高嶺山)과 고령산(高靈山)으로 기록되어 있어 높고 신령스러운 산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실제 높이는 621m 가량이지만 경기도 북서지역에서는 감악산(675m)과 더불어 가장 높은 산 중 하나로 꼽힙니다. 산 정상에서 북서쪽에 조선시대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묘소인 소령원(昭岺園)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광사를 찾아가려면 됫박처럼 생긴 고개라 해서 붙여진 됫박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파주시와 고양시의 경계를 이루는 곳인데 구불구불한 급경사 고개로 이곳을 무사히 넘어야 보광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보광사는 신라시대인 894(진성여왕 8) 왕명에 따라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국가 비보사찰(裨補寺刹)로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한강 이북의 6대 사찰 중 하나였으며, 그 시절에는 보광사(普光寺)가 아닌 고령사(高靈寺)라 하다가, 1725(영조 1)에 왕의 어머니 숙빈(淑嬪) 최씨(崔氏)의 소령원(昭寧園)의 원찰(願刹)로 지정되면서 보광사라고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도선국사(道詵國師)와 비보사찰(裨補寺刹)]

조선 전기의 문인인 서거정이 편찬한 동문선에 보면 도선국사(道詵, 827~898)신라국 영암인으로 나타납니다. 신라 말기의 승려이며 풍수설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국사는 밀교(密敎)의 택지법(擇地法)과 음양오행설의 풍수지리설에 근거해 비보사찰사상(裨補寺刹思想)을 널리 알렸는데, 고려국사 도선전이라는 고려 말의 문헌에서는 도울 비()와 도울 보()를 쓰는 비보(裨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만약 병이 들어 위급할 경우 곧장 혈맥을 찾아 침을 놓거나 뜸을 뜨면 곧 병이 낫는 것과 마찬가지로 산천의 병도 역시 그러하니, 절을 짓거나 불상을 세우거나 탑을 세우거나 부도를 세우면 이것은 사람이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것과 같은지라."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산세(山勢지세(地勢수세(水勢)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그 기운이 너무 강하거나 너무 약한 곳은 필히 화가 생기므로 풍수적으로 과하거나 부족한 곳에 재앙을 막고자 세운 절이 비보사찰(裨補寺刹)입니다.


[보광사의 해탈문]

보광사의 관문, 해탈문이 보입니다. 사찰에는 대개 입구인 일주문(一柱門), 천왕문(天王門), 불이문(不二門) 또는 해탈문(解脫門)으로 명명된 삼문(三門)이 있습니다. 그 중 해탈문은 불이의 진리로써 모든 번뇌를 벗어버리면 해탈을 이루어 부처가 된다고 해서 해탈문이라고 합니다.

[대웅전으로 가는 길]

[대웅전으로 가는 길]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대웅전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석축과 그것을 감은 넝쿨이 천년의 시간동안 가라앉은 차분함을 느끼게 합니다.

[보광사 대웅보전]

문에 들어서는 순간 대웅보전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시간을 이겨낸 건축물들은 그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처음 대웅보전을 본 순간 팔작지붕의 단아함과 다포양식의 화려함, 퇴색된 단청의 수수함이 현대의 건축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전합니다. 군데군데 보수의 흔적이 보이지만, 석양빛을 품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대웅보전의 모습은 그 자체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보광사 대웅보전의 판벽]

[광사 대웅보전의 판벽]

보광사의 대웅보전이 다른 사찰과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바로 벽입니다. 일반적인 사찰은 문을 낸 정면을 빼고 나머지는 대개 석회를 발라 회벽을 만들고 그 위에 벽화를 그립니다. 하지만 보광사의 대웅보전은 특이하게도 나무로 만든 판벽이 3면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위에 불교 회화를 그려 넣었죠.

흔적이 희미한 부분이 있어도 그 아름다움은 여전합니다.

[영조의 친필로 알려진 대웅보전 현판]

대웅보전을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얘기 중 하나가 바로 이 현판입니다. 영조의 친필이라고 알려져 있는 보광사의 현판은 어머니를 향한 영조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동이>로 잘 알려진 그분이 무수리로 궁에 들어가 내명부 정1품인 숙빈에 오른 최씨. 바로 영조의 어머니입니다. 숙빈 최씨가 잠들어 있는 소령원이 바로 이 보광사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보광사를 소령원의 원찰로 삼으며 그 때 대웅보전과 만세루 등을 대대적으로 중수하고, 대웅보전 현판에 자신의 글씨를 새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숙빈 최씨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어실각]

어실각은 숙빈 최씨의 영정과 신위를 모신 전각으로 그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이 어실각 앞에 향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영조가 어실각을 조성할 때 함께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만세루]

[만세루의 목어]

[만세루의 목어] 

대웅보전의 정면에는 만세루가 있습니다. 영조 때 중수하면서 법당에 들 수 없는 상궁이나 부녀자들을 위해 바로 이곳에서 예를 올리게 한 배려로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추측되는데, 만세루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로 만세루의 목어입니다. 색이 바랜 모습이기는하지만 물고기의 모양에 여의주를 문 입, 돼지코 형상을 갖춘 용모양의 목어는 그 하나만으로 지울 수 없는 깊은 인상을 전해줍니다.

[참고-목어]

어고(魚鼓), 어판(魚板)이라고도 하는 목어는 말 그대로 나무로 만들어진 긴 물고기의 모양의 법구입니다. 물고기 배 부분을 파내고 배 부분 안쪽의 양벽을 나무 막대기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데, 목어를 두드려 수행자의 잠을 쫓고 혼미한 정신 상태를 꾸짖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새벽과 저녁 예불, 큰 행사가 있을 때 이 목어를 두드려 물 속에 사는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지만 처음에는 식당이나 창고 등에 걸어두고 대중에게 끼니때를 알리거나 대중을 모으는 데 사용했습니다. 그 형태도 처음에는 단순한 물고기 모양이었으나, 차츰 용머리에 물고기의 몸을 가진 용두어신(龍頭魚身)의 형태로 변형되고, 다시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모습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고기는 중생을, 여의주는 깨달음을, 용의 모습은 깨달음을 얻은 중생, 즉 보살을 의미해 중생들에게 깨달음을 얻어 보살이 되라는 의미로 목어를 울리는 것입니다.  


[대웅보전 옆 원통전]

[무영탑과 지장전]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보전 옆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전도 자리해 있습니다. 그리고 원통전의 앞으로 지장전이 위치해 있습니다. 본래 대웅보전에 모셔져 있던, 삼장탱화가 지장전에 모셔져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석불전]

[석불전]

범종각을 지나쳐 위로 올라가면 석불전이 보입니다. 1981년에 조성한 대불로 호국대불(護國大佛)’이라고도 불리는데, 대웅보전에 모셔져 있는 보살의 복장(腹藏)에서 출현한 부처님 진신사리 11과와 각종 보석과, 법화경, 아미타경 및 국태민안 남북통일의 발원문 등이 함께 석불 복장에 봉안했다고 합니다.

 

보광사는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찰입니다. 다녀오고 난 후 더 알게 된 구석구석의 숨겨진 이야기와 사진들은 다음 기회에 보충하겠습니다.^^

 

2018/03/23 - [행복탐험대] - [맛집탐험대] 보광사 가는 길에 있는 '효자관' 중국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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