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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괄새, 괄세'를 표준어로 잘못 알았다고 '괄시' 하지 마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22.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업신여겨 하찮게 보는 것은 '괄시'

 

 

괄새, 괄세라고 표현한 드라마나 신문보도는 반성해.

그렇다고 '괄시'하지는 않을게.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에는 사물놀이를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며 사물놀이를 배우는 분들이 많았는데, 최근에 대학교에 가보니 그 많던 동아리들 중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드물더라고요.

몇해 전에는 판소리를 배운 적도 있습니다. 매주 2~3차례씩 단체로 교습을 받아서 '사철가'와 몇 몇의 민요를 배웠습니다. 걸걸하고 탁하지만 호소력 짙은 그 창법이 부러워서 취미로 시작해 본 일이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지만 판소리의 매력을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소설이자 판소리인 '춘향전(또는 춘향가)'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많습니다. 그 중에 이몽룡이 시를 읊조리는 부분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金樽美酒(금준미주)는  千人血(천인혈)이요, 玉盤佳肴(옥반가효)는  萬性膏(만성고)라.
 燭淚落時(촉루낙시)에  民淚落(민루락)이요,  歌聲高處(가성고처)에  怨聲高(원성고)라.

 :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많은 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았더라.

이몽룡의 이 시는 지금의 정치가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내용입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본 또다른 대목은 춘향의 몸종인 향단이가 걸인의 행색으로 찾아온 이몽룡의 밥상을 차려주는 장면이 었습니다. 그 대목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습니다.

"괄세가 웬일이요. 애기씨가 알으시면 지리 야단이 날 것이니 너머 괄세 마옵소서"

지금과는 다른 표현들이 많지만, 의미를 짐작하기에는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은 위 내용에서 '괄세'라는 표현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저도 '괄세'라는 표현을 종종 씁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괄세'가 아닌 '괄시'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지금도 신문기사나 드라마를 보면 '사람을 괄세한다'는 표현이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아마 표준어 규정이 공표되기 전에 입에 익은 표현이 지금까지 쓰이지 않나 싶은데, 올바른 표준어는 '괄세'가 아닌 '괄시'입니다.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규정에 따라 '괄세하다'가 아닌 '괄시하다'가 표준어가 되었습니다. (괄시가 한자어에서 온 말이기 때문에 원음도 괄시가 맞습니다.)

'괄시'는 '업신여겨 하찮게 대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시하다, 푸대접하다'의 뜻을 가진 한자 '여유가 없을 괄'(恝)과 '보다'라는 뜻의 한자 '볼 시'(視)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돈 좀 있다고 사람을 이렇게 괄시해도 되는 겁니까?"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이런 괄시를 받다니."

신은 동궁마마의 괄시는 결코 탓하지 않겠습니다.≪김동인, 대수양≫

등의 용법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보면 사랑한다는 말을 'I see you'라고 표현합니다. 본다는 것은 관심의 시작이고, 타인에 대한 이해의 출발점입니다. 이 의미와 연관 지어 생각하면 '괄시'를 '괄세'나 '괄새'로 헷갈리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기억하세요. 많은 분들이 '괄세'나 '괄새'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지만 표준어는 '괄시'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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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산성       삼국시대 신라가 한강유역으로 진출을 꾀하기 시작한 5세기경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모산성은  켜켜이 쌓인 성벽의 돌 하나하나가 단단함을 품고 있습니다. 전쟁은 각자가 다른 관점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불신의 벽으로 시작해 물리적인 실체를 가진 벽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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