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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들렸다가 갈래?" "아니, 나는 '들렀다'가 갈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23.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들려서 가지 말고 들러서 가요.

 

 

들렸다가 간다더니 우리집엔 왜 왔니?

들렀다가 간다고 했으면 오는 줄 알았을 텐데...

길을 가다 보면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의외의 장소를 발견하고 잠시 머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빠듯한 여행 일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의 수학여행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잠시 내렸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잠시 내렸다가를 반복하는 일정이어서 지나고 나니 무엇을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서 마음이 가는 대로 걷기도 하고, 잠시 멈춰서 생각도 하는 여행이 제게 어울리는 방식의 여행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 알았습니다.

먼 곳으로 출장을 떠나면 이런 부탁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는 길에 000에 들려서 / 들러서 000 좀 사다 주세요.”.”

 이럴 때는 참 난감합니다. 특히 친분이 있는 사람의 부탁일 경우에는 거절하기도 쉽지 않고, 계획 없는 여행을 즐기기는 하지만 계획 없는 구매는 즐기는 편이 아니라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결국 일정에 큰 지장이 없으면 부탁을 들어주기는 하는데, '~하는 김에 들러서', '~가는 길에 들러서'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들러서'와 '들려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위에 제 경험을 토대로 예문을 써봤습니다.

흔히 듣는 말입니다. 사소한 커피 부탁까지 포함하면 저 역시 하루에 수차례 '지나는 걸음에 잠깐 거치다'를 뜻하는 동사 ‘들르다’를 듣곤 합니다. 하지만, '들러서'라고 정확한 표현을 쓰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은 '들려서'라고 얘기를 하죠.

이참에 단어를 분석해보면 올바른 표현을 쓰는 분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내용을 준비했습니다.

 '들리다'는 잘 아시다시피 '듣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들리+면→들리면 / 들리+어야→들려야 / 들리+을→들릴 / 들리+어서→들려서

  • 어디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날이 맑게 개었다.
  • 그는 귓병을 앓아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반면, '들르다'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물다'는 뜻이죠. 그래서

들르+면→들르면 / 들르+어야→들러야 / 들르+을→들를 / 들르+어서→들러서

등의 활용형이 나타납니다.

  • 친구 집에 들르다.
  • 퇴근하는 길에 포장마차에 들렀다가 친구를 만났다.
  • 오늘 아침, 목욕탕엘 다녀온 윤재는 시장에 들러 잠바도 하나 사고 이발소에도 다녀왔다.≪한수산, 부초≫

활용형의 기본을 알면 굉장히 쉬운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편하고 익숙한 발음을 쫓다 보면 '들르다'와 '들리다'를 올바로 구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이 위급하면 가장 익숙한 방법을 찾게 된다고 하죠. 정확한 표현을 익숙하게 쓰다 보면 위급한 순간에도 '들러서'와 '들려서'를 혼동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1. ‘들르다’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물다’는 뜻

2. ‘들리+어서’의 활용형은 ‘들러서’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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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꽉 막힌 벽을 마주할 때 그 벽을 넘어서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길게 늘어서 그 벽을 따라 걷다보면 문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벽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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