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44편 (‘우겨 넣다’ VS ‘욱여넣다’)
어린 시절의 보았던 예식의 모습은 지금과 달랐습니다. 잘 차려져 있는 뷔페가 아니라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한 상을 차려주는 모습이었죠. 특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절인지라 주말 예식이 있는 날이면 부모님 손을 잡고 어김없이 원정길을 나섰습니다.
양지머리 육수에 잘 말아서 내 온 잔치국수를 입안에 ‘욱여넣던’ 그 때의 행복감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앉은 자리에서 2그릇 이상은 뚝딱 해치웠었죠.
오늘 알아볼 표현은 ‘우겨 넣다’와 ‘욱여넣다’입니다. 입안에 ‘욱여넣던’이라고 표현한 부분을 유심히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우겨 넣다’라는 표현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쓸 수 없는 표현입니다.
왜냐면 ‘우기다’는 ‘억지를 부려 제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다’라는 뜻이거든요.
‘주장이 끝까지 옳다고 우기는 경우’는 있어도 입안에 ‘우기는 경우’는 없습니다.
반면, ‘욱여넣다’는 ‘물체가 안쪽으로 우묵하게 휘어지다’라는 뜻의 ‘욱다’에 ‘넣다’가 결합된 말입니다. ‘욱다’의 타동사 ‘욱이다’와 ‘넣다’가 한 단어로 굳어져 쓰이고 있죠.
시간이 없어 급하게 음식을 입안에 넣을 때 ‘우겨 넣다’가 아닌 ‘욱여넣다’를 쓰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가방에 잡동사니를 쓸어 담아 ‘욱여넣을’ 때도 바로 이 ‘욱이다’를 씁니다.
‘우겨 넣는 것’과 ‘욱여넣는 것’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아셨죠. ‘우기다’, ‘욱이다’ 이제는 헷갈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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