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히히덕거리다"와 "시시덕거리다"
한글 맞춤법 121편 ‘히히덕거리다’와 ‘시시덕거리다’
Ι 히히덕거리다는 틀린 표현
지금까지 영화를 보러 가면 불편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조용히 영화에 집중하고 싶은데, 옆에서 큰 소리로 대화하는 사람들.
시시덕거리는 그 분들 때문에 제대로 듣지 못한 영화대사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뒤늦게 이해한 적도 있습니다.
오늘은 시시덕거리던 그분들을 생각하며 '시시덕거리다'와 '히히덕거리다'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웃을 때 쓰는 의성어로 ‘히히히’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시덕거리다’와 ‘히히덕거리다’의 중간에서 어떤 것이 맞는지 고민할 때 자주 활용하던 의성어를 생각해 ‘히히덕거리다’가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표현이 맞는지를 말씀드리기 전에 의성어와 의태어의 특성을 알면 비슷한 상황에서 옳은 표현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조금 부연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형태의 반복을 특징으로 하는 의성어와 의태어의 주된 기능은 개념적인 의미를 전달학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수사적인 장면을 유희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습니다.
이 말을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의성어와 의태어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어떤 특정 동작이나 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라는 얘기입니다.
‘시시덕거리다’와 ‘히히덕거리다’를 위에 설명드린 의성어와 의태어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겠습니다.
두 단어는 모두 어떤 소리를 흉내 낸 것이라기보다는 2인 이상의 사람사이에서 볼 수 있는 모양이나 행동을 연상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의태어는 아닙니다.
두 단어에서 어근으로 짐작되는 ‘시시덕’과 ‘히히덕’을 살펴보면 ‘히’와 ‘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시시덕’과 ‘히히덕’에서 연상되는 특정한 행위가 모호합니다.
또한, 의성어와 의태어가 대개 2인 이상 어떤 특정 동작이나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적어도 제 기억에서 그 같은 경우를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시시덕거리다’나 ‘히히덕거리다’는 2인 이상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연상케 하죠. 그래서 의태어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규범표기로 등재되어 있는
'시시덕거리다'는 '실없이 웃으면서 조금 큰 소리로 계속 이야기하다'를 의미하는 동사로 나타납니다. 이는 소리를 흉내 내거나 모양을 묘사한 것이 아닌 '이야기하는 행위'라는 개념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말로 ‘시시거리다’를 보면 ‘시시덕거리다’와 마찬가지의 동사로 ‘실없이 웃으며 가볍게 자꾸 지껄이다‘는 뜻을 풀이하고 있습니다.
’실없이 웃다‘와 ’가볍게 지껄인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동사인 것이죠. ’히히덕거리다‘는 ’히히‘라는 의성어와 ’덕+거리다‘가 그럴싸하게 결합되어 의미를 가진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표현이기 때문에 ’히히덕거리다‘가 옳은 표현이 될 수 없습니다.
Ι 오늘의 핵심
1. 의성어와 의태어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어떤 특정 동작이나 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 어떤 개념적인 뜻을 가지고 있으면 의성어와 의태어가 아니다.
2. 의성어와 의태어가 대개 2인 이상 어떤 특정 동작이나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3. ‘시시덕거리다’는 '실없이 웃으면서 조금 큰 소리로 계속 이야기하다'를 개념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동사이다.
4. ‘히히덕거리다’는 ‘히히’라는 의성어가 결합되어 특정한 행위를 나타내는 개념적 의미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참고] 의성어와 의태어
'의성어(擬聲語)'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이 내는 소리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낸 낱말.즉,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를 표현한 어휘
예) 짹짹, 멍멍, 꼬꼬댁꼬꼬, 꾀꼴꾀꼴, 덜커덩덜커덩, 하하하/호호호, 꼬르륵, 뚜벅, 쨍그랑, 바삭바삭, 우당탕, 파닥파닥, 쿵쾅쿵쾅, 와르르, 보글보글, 사각사각, 달그락
‘의태어(擬態語)’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이나 사물의 모양, 행동 등의 양태를 묘사한 낱말의 총칭.
모방과 관계없이 양태를 상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성립된 낱말.
예) 덥석, 끄덕, 갸우뚱, 후다닥, 촐랑촐랑, 기웃기웃, 방긋방긋, 울긋불긋, 들썩들썩, 반짝반짝, 엎치락뒤치락, 붉으락푸르락, 헐레벌떡, 무럭무럭, 둥실둥실, 벙긋벙긋, 데굴데굴, 떼굴떼굴, 아롱다롱, 울긋불긋, 나불나불, 나풀나풀, 뱅뱅, 팽팽, 뺑뺑, 한들한들,
방긋방긋, 솔솔솔, 출렁출렁출렁, 뚝딱, 꼬물꼬물, 주섬주섬, 넘실넘실, 생글생글, 히죽, 이글이글, 느릿느릿, 힐끔, 번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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