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61편 (‘금술’ vs ‘금실’ vs ‘금술’)
맞춤법 61편 ‘금술’ vs ‘금실’ vs ‘금술’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 하기로 약속하고, 10년도 채 되지 않아 갈라서는 부부가 많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한평생 정답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고 보니 ‘금슬’ 좋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분들의 모습이 더욱 대단하게 보입니다.
오늘은 ‘금슬’과 ‘금슬’, 그리고 ‘금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금슬’에 대해 이해하려면 우선 ‘금슬지락(琴瑟之樂)’이라는 한자성어를 알아야 합니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표현으로 금(琴)과 슬(瑟)을 합주하여 화음(和音)이 조화되는 것과 같이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화목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금슬상화(琴瑟相和)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한자성어에서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금슬‘의 표현이 비롯되었습니다.
합주를 해보신 분들은 아마 이 ‘금슬’의 의미를 더 잘 아실겁니다. 좋은 연주가 나오기 위해서는 한 사람만 뛰어나서는 안되고, 서로의 소리를 듣고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과 배려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금슬(琴瑟)’이 ‘다정과 화목’을 의미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금실’은 무엇일까요?
흔히 ‘금실 좋다’라고 표현할 때 이 ‘금실’은 ‘금슬(琴瑟)’이 변화된 말입니다. 강남에서 온 ‘강남콩’이 ‘강낭콩’이 되고, ‘안밖’이 ‘안팎’이 된 것처럼 ‘금슬’도 ‘금실’로 발음하는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부부간의 사랑’을 나타내던 ‘금슬’이 ‘금실’로 표현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금실’은 ‘금슬’과 같이 표준어로 인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부간의 사랑’을 나타내는 ‘금슬 좋다’, ‘금실 좋다’는 둘 다 맞는 표현이 됩니다. 하지만 ‘금술’은 아닙니다. ‘금슬’과 ‘금실’의 중간 어디쯤에서 ‘금술’로 발음하시는 분들이 있다보니 ‘금술’을 쓰는 경우가 종종 보이기도 하지만, 표준어는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하자면, ‘부부간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금슬’과 ‘금실’ 모두 사용이 가능하지만, 한자의 뜻 그대로 거문고와 비파를 지칭할 때는 ‘금실’이 아닌 ‘금슬’만 허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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