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60편 (‘걸맞는’ vs ‘걸맞은’ / ‘알맞는’ vs ‘알맞은’)
맞춤법 60편 ‘걸맞는’ vs ‘걸맞은’ / ‘알맞는’ vs ‘알맞은’
‘첨단산업단지에 걸맞는(?) 인공지능 아파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우리말 어휘는 어렵습니다. 명확히 나눌 수 없는 애매한 말들도 많아서 알면 알수록 더욱 어렵습니다. 여기서 쓰인 ‘걸맞는’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위 문장에서 올바른 표현은 ‘걸만는’이 아니라 ‘걸맞은’이 되어야 하죠. 하지만 신문에는 버젓이 ‘걸맞는’이 쓰인 기사들이 보이고, 알만한 분들도 ‘걸맞는’과 ‘걸맞은’을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면서 모든 것을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알면 좋지’라는 마음으로 오늘은 ‘걸맞는’과 ‘걸맞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따르면 ‘걸맞다’는 ‘두 편을 견주어 볼 때 서로 어울릴 만큼 비슷하다’는 의미의 형용사라고 풀이됩니다. 흔히 ‘어울리다’, ‘적합하다’, ‘적당하다’ 등의 의미로 ‘분위기에 걸맞은 옷차람’, ‘그 사람에게 걸맞은 배우자’라고 표현할 때 ‘걸맞은’을 쓸 수 있습니다.
‘걸맞는’은 맞지 않죠.
왜냐하면
‘걸맞다’가 형용사이기 때문입니다. 형용사는 말 그대로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품사입니다.(참고로 동사는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입니다.)
그런데, 우리말의 원칙에 동사는 ‘-는’, 형용사는 ‘-(으)ㄴ’을 쓴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에는 ‘진행’을 나타내는 ‘-는’의 결합이 가능하지만,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는 상태의 ‘완료’만 있을 뿐 ‘진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는’이 결합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동사는 ‘진행’과 ‘완료’ 모두 가능합니다) 그래서 ‘걸맞는’이 아니라 ‘걸맞은’이 쓰여야 하는 겁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일정한 기준, 조건, 정도 따위에 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한 데가 있다’라는 뜻의 ‘알맞다’도 있습니다. ‘알맞다’ 역시 동사가 아닌 형용사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알맞는’이 아닌 ‘알맞은’이 맞습니다.
‘걸맞는’이 아닌 ‘걸맞은’으로
‘알맞는’이 아닌 ‘알맞은’으로
오늘은 이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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