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73편 (‘나무꾼’ vs ‘나뭇군’)
한글 맞춤법 73편 ‘나무꾼’ vs ‘나뭇군’
케이블방송의 힙합프로그램을 보다가 “천상 꾼이야~~”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 유난히 인상이 깊었습니다. ‘천생’으로 써야 하는 표현을 ‘천상’이라는 잘못된 표현을 썼다는 지적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예술의 영역인데 그럴 수 있죠. ^^ 제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꾼’이라는 표현입니다.
‘꾼’의 사전적 의미는 명사로 쓰일 때 즐기는 일에 능숙한 사람.
예) 투전판에 모인 꾼들 / 낚시 대회에 많은 꾼들이 모였다.
접미사로 쓰일 때는
① 어떤 일을 전문적·습관적으로 하는 사람.
예) 노름꾼 / 씨름꾼 / 장사꾼 / 주정꾼 /
또는 ② 어떤 일 때문에 모이는 사람의 뜻을 나타냅니다.
예) 일꾼 / 장꾼 / 구경꾼
추억의 판타지동화(?) ‘선녀와 나무꾼’에서 ‘나무꾼’은 ‘땔나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가 어릴 때 ‘나무꾼’을 ‘나무꾼’으로 표기하지 않고 ‘나뭇군’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나뭇군’이 아니라 ‘나무꾼’이라는 것을 모르시는 분이 드물고, ‘곱배기’가 아니라 ‘곱빼기’라는 것을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죠.
다만, ‘왜 그렇지?’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을 위해 그 이유를 간단하게 얘기하려고 합니다.
「한글 맞춤법」 제54항을 보면 ‘-꾼’과 ‘-(ㅅ)군’, ‘-깔’과 ‘-(ㅅ)갈’, ‘-때기’와 ‘-(ㅅ)대기’, ‘-꿈치’와 ‘-(ㅅ)굼치’, ‘-빼기’와 ‘-(ㅅ)배기’, ‘-쩍다’와 ‘-적다’ 중에서 ‘-꾼, -깔, -때기, -꿈치, -빼기, -쩍다’를 표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
× |
○ |
× |
심부름꾼 |
심부름군 |
뒤꿈치 |
뒷굼치 |
빛깔 |
빛갈 |
코빼기 |
콧배기 |
귀때기 |
귓대기 |
겸연쩍다 |
겸연적다 |
즉 된소리로 나는 위의 접미사는 된소리 글자로 적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심부름군’이 ‘심부름꾼’이 되고 ‘짜장면 곱빼기’기 ‘짜장면 곱빼기’가 될 수 있었죠. ‘나뭇꾼(군)’도 ‘-(ㅅ)군’에서 ‘-꾼’으로 표기되면서 오늘날 ‘선녀와 나무꾼’이 되었습니다.
어때요? 명쾌하죠.
2018/05/16 - [한글 사랑/맞춤법신공] - [맞춤법신공 72] ‘만큼’과 ‘뿐’, ‘대로’의 띄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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