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94편
('벌이다' vs '벌리다‘ vs '늘이다‘ vs '늘리다‘)
한글 맞춤법 94편 '벌이다' vs '벌리다‘ vs '늘이다‘ vs '늘리다‘
“왜 이렇게 일을 벌려(?)놨어?” / “가지고 있는 줄을 길게 늘려(?)봐.”
엄연히 잘못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 단어는 굉장히 많습니다. 상황이나 문맥상 들어서 이해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무심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글로 쓰고자 하면 사전부터 뒤적여야 하는 일이 잦습니다.
오늘 얘기를 드릴 ‘벌이다’와 ‘벌리다’. 그리고 ‘늘이다’와 ‘늘리다’도 그러한 표현 중 하나입니다. 여러 번의 사전 찾기를 반복한 결과, 이 단어들이 문장에서 올바르게 쓰인 것인지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바로, ‘반대말’을 활용하는 건데요.
‘벌리다’는
① 둘 사이를 넓히거나 멀게 하다.
예) 다리를 벌리다
② 껍질 따위를 열어서 속의 것을 드러내다.
예) 밤송이를 벌리고 알밤을 꺼내다
③ 우므러진 것을 펴서 열다.
예) 입을 벌리다
등의 뜻이 있습니다. ‘벌리다’의 사전적 뜻풀이를 통해 그 반대말을 확인해보면 ‘오므리다, 닫다, (입을) 다물다’가 됩니다. ‘벌리다’와 그 반대말은 공통적으로 ‘물리적인 간격에 가깝게 하거 또는 멀게 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물리적인 간격’과 관련된 문맥이거나, 문장 안에서 나타내는 의미의 반대말을 적용해 ‘벌리다’가 맞는지, ‘벌이다’가 맞는지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늘리다’와 ‘늘이다’도 다르지 않습니다.
‘늘리다’는 ‘늘다’의 사동사로
① 본디보다 더 크게, 더 많게, 더 길게 되다.
예) 재산을 늘리다 / 인원을 늘리다
② 재주나 능력 따위가 더하여지다.
예) 실력을 늘리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그 반대말은 ‘줄이다’입니다.
‘늘이다’는 ‘길이가 있는 물체를 당겨서 더 길게 하거나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는 행위‘를 나타낼 때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반대말을 나타낼 수 없습니다.
예) 엿가락을 늘이다 / 고무줄을 당겨 늘이다 / 머리를 길게 땋아 늘이다(늘어뜨리다)
그래서 ‘늘이다’는 물리적인 길이를 길게 하는 경우나, 문맥상 ‘줄이다’의 뜻을 가지는 반대말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제 경우는 ‘닫다, 오므리다’ / ‘줄이다’의 뜻을 가진 반대말이 쓰일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벌리다’ / ‘늘리다’가 옳은 표현인지를 확인합니다.
이 외의 방법으로 문맥상 물리적인 간격과 관련된 것인지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편한 방식으로 나만의 비법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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