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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기린(giraffe)은 왜 상상 속 동물인 '기린(麒麟)'과 같은 이름이 되었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8.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전설 속 '기린(麒麟)'과 동물원 기린

 

 

기린은 정치적 도구였다. 

'기린'아! 울지마. 넌 그래도 전설과 동급이 되었잖아.

'광대들 : 풍문조작단'이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봐야겠다 싶어서 영화검색을 해보니 이미 장막 뒤쪽으로 사라져 버렸네요. 개봉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제가 이 영화를 궁금해 했던 이유는 세조의 에피소드가 벌어지는 장소가 낯이 익기 때문입니다. 지난 포스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속리산의 정이품송은 물론 몸을 씻고 종기가 나았다는 전국의 곳곳을 우연찮게 다녀왔습니다. 

역사 속의 세조를 만나러 떠났던 여행은 아니었는데, 전국 곳곳에 세조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어 '이 양반은 임금이 돼서 여행만 다녔나?'하고 의아함을 가졌던 일이 있습니다. 그만큼 세조가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전국의 백성들이 혹할만한 전설같은 이야기들을 곳곳에 뿌리고 다녔다는 얘기겠지요. 

반정을 통해서 왕권을 장악했거나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하기 위해서 더 굉장한 사건을 만들어 비난의 목소리를 줄이려고 하죠. 이런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를 않나 봅니다. 

동물의 왕국을 보다가 사자와 싸우고 있는 기린을 보았습니다. 이 기린 역시 정치적 도구로 사용된 적이 있었습니다.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기린이 아닌 전설 속의 기린(麒麟)은 거북, 용, 봉황과 함께 중국의 사대영물 중 하나입니다. 사슴과 소가 교미하여 생겨난 것으로, 수컷을 ‘기(麒)’, 암컷을 ‘린(麟)’이라고 하는데, 기린은 모든 동물 중에서도 으뜸으로 간주하였으며, 성인(聖人)이 태어날 때 그 전조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공자(孔子)의 어머니가 공자를 가졌을 때도 기린이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생김새는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와 발굽을 가졌으며, 이마에는 한 개의 뿔이 달렸다고 합니다. 등은 5가지 색이 섞여 있으며 노란색 또는 갈색 빛의 배를 가지고 있는데, 네 발굽에는 하얀 털이 돋아있어서 달릴 때는 마치 구름 갈기가 피어나 는 듯 하다고도 하죠. 정말로 있다면 그 모습을 보고싶을 정도로 신기하기는 합니다. 한때 우리나라 국보 천마도(天馬圖)에 그려진 게 머리에 뿔이 있어서 기린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 초원이나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기린(giraffe)이 우리나라에서 와서 상상의 동물인 '기린(麒麟)'과 같은 이름을 같게 된 이유는 기린(麒麟)이 임금이 정치를 잘해 태평성대를 이룰 때 출현한다는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상상 속에만 살던 기린이 현실 속에 등장한 것은 중국 명나라의 정화(靖和)가 원정의 떠났던 시기의 일입니다. 황제의 내시가 되어야 했던 정화는 타고난 총명함과 지혜로 영락제의 눈에 들어 대함대를 이끌고 바닷길을 개척하게 되는데, 1405년부터 16년간 3차례에 걸쳐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멀리 아프리카 소말리아, 케냐까지 다녀오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정화는 황제에게 선물하기 위해 아프리카 동물들을 들여오거나 구전으로 그들의 존재를 전달하게 되는데, 처음 본 아프리카 출신의 목이 길고 뿔도 있는 신기한 동물을 보고 누군가가 상상 속의 '기린'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정화를 총애하던 영락제는 조카를 죽인 후 무력으로 황위를 찬탈하고 주변 지역에 대규모 정벌을 감행해 비난의 소지가 많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태평성대의 시기에 출현한다는 '기린(麒麟)'의 전설이 마치 우리나라 세조의 믿기 힘든 에피소드와 같이 백성들이 혹할만한 소재였던 것이죠.

세상에는 많은 기록들이 있습니다. 그 기록의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알면 더 재미있는 사실들이 실체를 드러내기 마련이죠. 출처는 위키백과에서 참고했습니다.

각 포털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flipboard에'행복사냥이'검색하시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기린도(1414)        명나라의 관리이자 서예가인 심도가 그린 기린도. 1414년, '정화'가 벵골 술탄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통치자가 바친 '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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