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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명절은 세는 것도, 쉬는 것도 아니라 '쇠는 것'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6.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명절 잘 쇠세요'라는 말의 의미

 

 

'쇠다'의 옛말은 '쇠오다'

그러나 그 어원은 아직도 오리무중.

곧 있으면 추석 명절이 다가옵니다. 어린 시절에는 명절이 가까워지면 학교를 가지 않고 논다는 생각에 마냥 기쁘기만 했는데, 입시를 준비하는 시절부터는 명절은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은 휴일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명절이 더 피곤하고 힘들 때도 있습니다.

명절을 보내는 세태도 많이 변했습니다.

명절 때면 으레 한복을 입고 시골집을 방문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변하면 세상이 변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말 표현에서도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명절을 '쇠다'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명절을 '쇠다'라는 표현은 잘 쓰이지 않습니다. 잘 쓰이지 않다 보니 가끔 쓸 때도 '쇠다'를 '세다'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오늘은 '쇠다'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쇠다'는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라는 뜻입니다.

  • 구정을 쇠다 / 명절을 쇠다 / 생일을 쇠다 / 설을 쇠다 / 추석을 쇠다.
  • 이제는 설, 추석뿐만 아니라 성탄절에도 명절을 쇠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둥근 달처럼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상들은 대보름날을 명절로 쇠기 시작했다.

예문처럼 흔히 '설을 쇠다', '환갑을 쇠다', '생일을 쇠다' 등의 표현을 쓸 수 있는데, 지금 제 주변에서는 쉽게 들어 볼 수 없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쇠다'의 어원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그 옛말이 '쇠오다'라는 것이 언급되어 있지만 공식적인 어원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고대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쇠오다'가 '밤을 새우다'의 뜻으로도 쓰였다고 하는데, 이것에 따르면 '쇠다'는 '(밤을) 새다'와 어원이 같다는 의미가 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쇠다'의 '쇠-'가 '해(태양)'을 뜻하는 명사 '솓' 또는 '솔'이 솔이>소리>소이>쇠로 변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태양은 새로운 날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를 더한다고 하죠. 또 어원적으로 관련할만한 증거는 없지만, '쇠다'와 '쉬다'를 연관성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 문답>에서 한 해의 마지막 날 밤인 제야(除夜)처럼 제거하다는 뜻의 제(除)를 의미한다고 풀이했습니다.

 제야(除夜)는 묵은 달력을 없애고 새로운 것으로 고친다는 뜻입니다. '명절을 쇠다'라고 할 때 '쇠다'도 나쁜 기운을 없애 몰아낸다는 의미로,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옛날 궁중에서는 악귀를 쫓는 행사를 열었고, 중국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시끄럽게 노는 것도 새해를 맞아 귀신을 몰아내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분명한 것은 명절은 ''세는 것'이나 '쉬는 것'이 아니라 '쇠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는 것만큼이나 우리말의 어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언어학자들에 의해 좀 더 올바른 표현을 찾아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갈 길이 바쁩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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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에게 가족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집은 살아 생전에 꼭 이뤄야 꿈이었다. 시골에서 상경한 순진한 농군이 가진 거라곤 새벽별만이 알고 있는 성실함 밖에는 없었기에 도시의 땅 한평을 거머쥐기까지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 이후로 세상은 또 변했다. 나도 아버지가 되어 세상 어딘가 있을 내 집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새벽별이 알아주던 아버지의 우직함과 성실함이 내게는 없다. 세상은 나에게 무엇을 필요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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