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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위'와 '아래'의 구분이 있으면 '윗'으로 통일한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13.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윗'과 '웃'을 구별하는 기본 원칙

'위'와 '아래'의 구분이 없으면 '웃'을 쓴다.

하지만 어쩌다 예외가 있기도 해.

어린 시절 제가 살았던 동네에는 고개가 있었습니다. 그 고개의 중턱을 기준으로 윗쪽에 사는 친구들을 윗동네 친구들, 아랫쪽에 사는 친구들을 아랫동네 친구들이라고 불렀습니다. 동네 크기가 어디를 나눠서 구분할 만큼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때는 특정 지역을 기준으로 '우리'에 속할 수 있는 경계를 만들어 놓는 것이 흔했습니다. 

살림살이도 구분도 그랬습니다. 방이 2개여도 윗방과 아랫방으로 구분을 했습니다. 평지에 지어진 집이라 고도의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크기가 좀 더 큰 방을 윗방이라고 부르고, 작은 방을 아랫방이라고 불렀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큰 방과 작은 방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데도 그렇게 표현을 했죠.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말을 찰떡같이 알아 들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우리 일상 생활에는 위와 아래의 구분이 흔합니다. 유교문화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생활할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존대법이라고 하죠. 토종 한국인에게도 존대법은 어렵습니다. 특히 직장생활을 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저 역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피곤했던 것이 압존법이었습니다. 지금도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상황마다 왜 그렇게 따져야 할 것이 많은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서양의 문화가 다 좋다고 여기지는 않지만, 가끔은 수평적인 사고방식이나 문화가 부럽기도 합니다. 

오늘은 '웃'과 '윗'의 구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웃'은 (아래위의 대립이 없는 몇몇 명사 앞에 붙어) ‘위’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윗'이 '아래위의 대립이 없는 명사 앞에 붙는다'입니다. 

우리말 표준어 규정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웃-' 및 '윗-'은 명사 '위'에 맞추어 '윗-'으로 통일한다. 다만 '위'와 '아래'의 대립이 없는 단어는 '웃-'의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

현실에서 자주 혼동되어 쓰이는 '웃-'과 '윗-'을 구별하여 쓰도록 한 조항으로 일반적으로 '위, 아래'의 개념상 대립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는 '웃-'으로 쓰고, 그 외에는 '윗-'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웃돈'과 '윗돈' 중에서는, 개념상 '아랫돈'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웃돈'을 표준어로 삼은 반면, '윗목'은 이에 대립하는 '아랫목'이 가능하므로 '웃목'이 아닌 '윗목'을 표준어로 합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윗-'이 붙은 단어가 있으면 대체로 '아랫-'이 붙은 단어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랫-'이 붙은 말이 없더라도 '윗-'이 의미상 '아랫-'과 반대되는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윗-'으로 쓸 수 있습니다. '윗넓이'가 그런 경우입니다. '아랫넓이'라는 말은 없지만 '윗넓이'의 '윗-'이 의미상 '아랫-'과 반대되는 의미이기 때문에 '윗넓이'라고 씁니다.

둘째, '윗-/아랫-'에는 사이시옷이 있는데, 한글 맞춤법 상 사이시옷은 합성어에서만 쓰이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위 사진'을 '윗 사진'으로 표현한다든지, '아래 사진'을 '아랫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윗도리'와 '웃도리' 중 무엇이 맞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윗도리'가 되겠죠. '아랫도리'를 잘 간수하라는 표현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웃도리'가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와 '아래'의 구분이 없는 '웃도리'의 의미로 쓰일 때는 '윗도리'가 아닌 '웃도리'가 되어야 합니다. '웃옷'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 입는 옷'을 의미할 때는 '윗옷'으로 써야 하지만, '맨 겉에 입는 옷'을 의미할 때는 '웃옷'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주저리주저리 길게 설명했지만, 예외가 되는 상황은 많지 않아서 '윗'과 '웃'을 구별하는 가장 기본 원칙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웃-' 및 '윗-'은 명사 '위'에 맞추어 '윗-'으로 통일한다. 다만 '위'와 '아래'의 대립이 없는 단어는 '웃-'의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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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 수록 단순한 것에 눈길이 간다. 그런데 단순하게  보이는 것들을 가까이 들여다 보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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