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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미꾸라지'와 '미꾸리' 누가 대세인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14.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미꾸리'보고 '미꾸라지'라고 하지 마.

어허. 같은 녀석이 아니라는데 자꾸 그러네. 미꾸리 화낸다.

몸통이 동글동글하면 미꾸리, 납작하면 미꾸라지

해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을 보니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곧 벼도 황금빛으로 익어 갈테고,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날들도 많아지겠죠.

가을이면 추어탕이 생각납니다. 굵은 시래기 듬뿍 들어있고, 청양고추 한 숟가락을 위에 얹어 얼큰함이 확 올라오는 추어탕 한사발이면 쌀쌀한 가을바람이 무섭지 않습니다. 전라도 남원에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춘향이 그네를 타던 광한루 인근에 추어탕 거리가 있는데, 가끔 그 길과 그 추어탕의 냄새가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추어탕의 핵심은 미꾸라지와 미꾸리입니다. 언젠가 친구들과 음식 얘기를 하다가 추어탕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추어탕의 고장에서 살다 온 이력이 있어서 맛집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서 미꾸라지와 미꾸리의 차이점을 알려준 적이 있는데, 친구들은 '미꾸라지'와 '미꾸리'를 같은 물고기로 알더라고요. 그 모습이 비슷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다른 물고기입니다.

혹시나 미꾸라지와 미꾸리를 같은 거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서 오늘은 '미꾸라지'와 '미꾸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미꾸라지'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미꾸릿과의 민물고기. 몸의 길이는 10~20cm이고 등은 푸른빛을 띤 검은색이며, 배는 흰색이고 검은 점이 많다. 몸은 가늘고 길며 몹시 미끄럽고 수염이 길다. 논, 개천, 못 따위의 흙 속에 사는데 가끔 수면에 떠올라 공기 호흡을 한다. 한국, 대만,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그리고 '미꾸리'는 아래와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미꾸릿과의 민물고기. 몸의 길이는 20cm 정도이며, 등 쪽의 반이 어두운 남갈색이고 배 쪽의 반이 연한 청색이다. 옆구리에는 어두운 갈색 세로줄이 있고 입가에는 다섯 쌍의 수염이 있다. 비늘은 피부에 묻혀 있고 머리에는 비늘이 없다. 연못이나 논두렁 및 수로에 많이 사는데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다른 풀이로 '미꾸리'가 '미꾸라지'의 방언이라고도 설명하고 있지만, 전 그 풀이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미꾸리와 미꾸라지가 잉어목 기름종개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를 말하는 것은 맞는데, 생물학적으로는 엄연히 다른 종입니다. 

생태적으로는 비슷해도 자세히 보면 그 차이점이 있습니다. 

몸통이 약간 둥근 것은 미꾸리, 세로로 납작한 것은 미꾸라지로 그 모습 때문에 둥글이, 납작이로 구분해 부르는 곳도 있습니다. 몸에 비늘이 없어 미끌미끌하기 때문에 미꾸리와 미꾸라지로 불리는 이 녀석들은 가을에 제 맛이 납니다. 그래서 '가을 추'가 들어가 '추어(鰍魚)'라고 부릅니다. 미꾸리가 미꾸라지보다 더 구수해서 토종으로 우대받기는 하지만 추어탕에 쓰는 물고기는 미꾸리보다 미꾸라지가 주로 쓰인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미꾸리에 비해 미꾸라지의 성장 속도가 빨라 1년이면 추어탕감으로 알맞은 15cm정도로 성장하기 때문이랍니다.

[참고-미꾸리의 어원, 출처 국립국어원]

현대어 '미꾸라지'와 '미꾸리'의 옛말인 '믯구리'는 16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이 단어는 '미끄럽다' 또는 '미끄러지다'와 관련이 있는 '믯다'의 어간 '미끌'과 어원을 알 수 없는 '구리'가 결합하여 형성되었다. '믯그리, 밋구리,  믜ㅅ그리' 등의 다른 표기가 있으나 현재의 어형인 '미꾸리'는 첫음절이 'ㅢ'에서 'ㅣ'로 단모음화되어서, '미꾸라지'는 '밋구리'에 접미사 '-아지'가 결합하여 현대 국어의 '미꾸라지'가 되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남원 추어탕 거리의 자료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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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이상의 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것을 보았을까 생각해 보면 그 수를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돌도 깎으면 이렇게 역사가 되는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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