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41편 (‘개거품’ VS ‘게거품’)
“왜 이렇게 게거품을 물고 달려 들어.”
제가 애청하던 ‘사랑과 전쟁’에 자주 나오던 표현이었죠. ‘니들이 게맛을 아냐’는 물음으로 ‘네 자신을 알라’는 고대 그리스의 격언을 다시금 끄집어내 주신 신구 선생님도 생각납니다.
친구들이 가끔 ‘게거품’ 아닌 ‘개거품’을 말할 때 ‘개’란 존재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아주 익숙한 동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고 보면 제 성장 과정에서도 ‘개-’는 참 가까이 있었습니다.
때론 ‘개만도 못한 사람’이, 때로는 ‘개보다 더한 사람’이, 또 때에 따라서는 ‘개 같은 사람’이 곁에 있기도 했습니다.(ㅜㅜ)
저만 그런 일이 있지는 않았겠죠.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그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게거품’을 ‘개거품’으로 쓰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개’가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을 본 분은 많지 않죠.
반면 ‘게’가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은 보셨을 겁니다.
‘개’가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과 ‘게’가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시면 어떤 표현이 맞는 표현인지 쉽게 아실 수 있습니다.
‘게거품’은 ‘게’가 토하는 거품같은 침으로 ‘사람이나 동물이 몹시 흥분하거나 괴로울 때 나오는 거품같은 침’을 의미하지만 ‘개거품’은 사전에 없는 표현입니다. ‘개’가 거품을 물고 있는 상황이라면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 겁니다.
‘게거품’을 물고 달려 드시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우리말 좋은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으레’ VS ‘으례’ (2) | 2018.04.12 |
---|---|
‘신병비관’ VS ‘신변비관’ (0) | 2018.04.11 |
‘사단’ VS ‘사달’ (6) | 2018.04.09 |
[맞춤법신공] 연도 vs 년도 (0) | 2018.04.06 |
‘통째’ vs ‘통채’ (0) | 2018.04.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