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39편 (‘연도’ vs ‘년도’)
뉴스에 황사가 언급되는 것을 보니 이제 새로운 계절에 접어들었다는 게 느껴집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을 뒤돌아 보니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없습니다. 지난 연도에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러다 3개월이 아니라 1년을 특별한 성과없이 보내는 것은 아닌지 살짝 걱정이 앞섭니다.
오늘은 ‘연도’와 ‘년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 연도’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어떤 경우에 ‘연도’를 쓰고, 어떤 경우에 ‘년도’를 써야할 지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아 간략하게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연도’는 명사입니다. ‘사무나 회계 결산 따위의 처리를 위해 편의상 구분한 일 년 동안의 기간. 또는 그 앞의 말에 해당하는 그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졸업 연도’, ‘제작 연도’ 등의 예시를 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년도’는 의존명사로 ‘(해를 뜻하는 말 뒤에 쓰여) 일정한 기간 단위로서의 그 해’라는 뜻을 나타내는데 ‘1980년도 출생자’, ‘1999년도 졸업식’, ‘2018년도 예산안’등의 예시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년도’가 사용되는 경우는 특정한 어느 시기를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말이 숫자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예시를 봐도 아시겠지만 대개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된 앞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년도’가 ‘연도’로 표기되는 경우를 잠깜 설명하자면 ‘두음법칙’ 때문에 그렇습니다.
두음법칙은 일부 소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발음되는 것을 꺼려 나타나지 않거나 다른 소리로 발음되는 것을 말하는데, ‘렬사’가 ‘열사’로 발음되거나 ‘녀성’이 ‘여성’으로 ‘년도’가 ‘연도’로 발음되는 일도 이 법칙과 관련이 있습니다. 문법적인 내용은 머리가 아프실 것 같아서 ‘연도’와 ‘년도’에 해당하는 규정만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10항에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때에는 ‘여, 요, 유, 이’로 적고, 단어의 첫머리가 아닐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여성, 공염불, 남존여비’와 같이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는 뒷말의 첫소리가 ‘ㄴ’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ㅇ’으로 적습니다.
이에 따르면, ‘설립연도’, ‘이차연도’는 ‘설립’+‘년도’, ‘이차’+‘년도’의 구조로 분석되는 합성어어이기 때문에 ‘설립연도’, ‘이차연도’로 적습니다.
괜히 어려운 얘기를 드렸나요? 그럼 쉽게 앞말이 숫자로 표기된 경우에는 ‘년도’를 쓴다고 아시면 됩니다. 이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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