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48편 (‘단언컨대’ VS ‘단언건대’)
여러분 기억에 있겠지만, 이병헌 씨가 출연했던 모 광고에서 이렇게 얘기했죠.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메탈이 가장 완벽한 물질인 이유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이 광고를 본 이후로 ‘단언컨대’라는 표현이 유행어가 되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여기서 ‘단언컨대’를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보면 ‘’단언하건대‘로 표현할 수 있겠죠.
그런데 ‘생각하건대’를 줄이면 ‘생각건대’로 쓰는 것이 맞는데, 왜 ‘단언하건대’는 ‘단언컨대’가 된 것일까요?
이 물음의 정답은 한글 맞춤법 규정에 있습니다.
제4장 제40항 (-하다’ 형태로 끝나는 동사나 형용사가 준말로 쓰일 때)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라는 규정에 따라 ‘단언하건대’가 ‘단언컨대’가 됩니다.
이해하기 어렵죠? 이걸 다시 풀어서 이야기하면
‘건대’ 또는 ‘컨대’사이에서 무엇을 써야하는지 고민이 되는 경우,
앞 단어의 끝 받침이 성대의 울림이 있는 ‘유성음’(모음, ㄴ, ㄹ, ㅁ, ㅇ)이면 거센소리 ‘컨대’로 표기하라는 의미입니다.
‘-하다’ 앞에 유성음(모음, ㄴ, ㄹ, ㅁ, ㅇ)을 제외한 무성자음(ㄱ·ㄷ·ㅂ·ㅅ·ㅈ 등)이 올 땐 ‘하’가 완전히 줄어든 형태를 쓰거든요.
그래서 ‘생각하건대(생각하다+-건대)’는 ‘생각컨대’가 아닌 ‘생각건대’로, ‘단언하건대’(단언하다+-건대)는 ‘단언컨대’가 되는 겁니다.
무성자음 뒤에선 ‘하’가 통째로 줄어들지만 유성음 뒤에선 ‘하’에서 ‘ㅏ’만 줄고 ‘ㅎ’은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가 된다는 위와 같은 공식은 ‘분발하도록→분발토록’, ‘불편하게→불편케’, ‘완성하고자→완성코자’, ‘무심하지 않게→무심치 않게’와 같은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래서 거북하지’는 ‘거북지’, ‘익숙하지’는 ‘익숙치’가 아닌 ‘익숙지’가 되고, ‘섭섭하지’는 ‘섭섭지’, ‘깨끗하지’는 ‘깨끗지’, ‘못하지’는 ‘못지’가 된다. 왜? ‘거북, 익숙, 섭섭, 깨끗, 못’이 모두 무성자음인 ‘ㄱ,ㅂ,ㅅ’으로 끝났으니까.
어때요? 거센소리가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실 수 있겠죠?
잘 모르겠다고요? 그럼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거센소리가 되는 써야하는 때는 ‘노랑양말을 모아둔 경우(ㄴ,ㄹ,ㅇ,ㅁ+모음)’다.
노랑양말을 모아둔 곳에서는 거센소리! 제 주머니 속의 비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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