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VS ‘검정색’

한글 맞춤법 57편 (‘검정’ VS ‘검정색’)

 

한글 맞춤법 57편 ‘검정’ VS ‘검정색’

 

‘가장 고급스러운 차량 색상은 어떤 색입니까?’

전 검은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마다의 취향 차이가 있을테지만, 묵직하게 차분한 느낌을 주는 색은 검정만한 것이 없죠.

 

오늘은 ‘검정’을 ‘검정색’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말같지 않은 말인가 싶으시겠지만 ’검정‘은 ’검정색‘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검은 빛깔이나 물감을 ‘검정’이라고 하는데, 이 말의 품사는 명사입니다. 간혹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사물의 밝고 어두움이나 빨강, 파랑, 노랑 따위의 물리적 현상. 또는 그것을 나타내는 물감 따위의 안료.’를 의미하는 명사 ‘색’과 결합해 ‘검정색’이라고 표현도기 합니다.

하지만 ‘검정’과 ‘색’의 뜻풀이 상, ‘검정색’이라고 할 때 ‘검은 빛깔 색’이라는 의미가 되어 의미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검정색’은 ‘검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숯이나 먹의 빛깔과 같이 어둡고 짙은 색’을 의미하는 ‘검은색’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흑색’을 의미하는 명사형 단어로 이제는 ‘검정색’이 아닌 ‘검정’또는 ‘검은색’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위와 같은 내용은 ‘노랑’, ‘파랑’, ‘하양’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노랑색’이 아니라 ‘노랑’ 또는 ‘노란색’이라고 해야 하며, ‘파랑색’이 아니라 ‘파랑’ 또는 ‘파란색’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꼭 그렇게 써야 할 필요가 있냐고 되물으실 수 있는데, 우리말은 간결하고 중복된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검정색’, ‘노랑색’, ‘파랑색’ 등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