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58편 (‘낯가죽’ vs ‘낯거죽’)
한글 맞춤법 58편 ‘낯가죽’ vs ‘낯거죽’
“저 친구는 낯가죽이 두꺼워.”
이 말은 염치없고 뻔뻔스럽게 행동하거나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여기서 ‘낯’은 눈, 코, 입 따위가 있는 얼굴의 바닥을 의미하며 ‘가죽’은 아시다시피 사람의 피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가끔 ‘낯가죽’이 쓰여야 할 곳에 ‘낯거죽’이라고 표현된 글을 보게 됩니다. ‘가죽’과 ‘거죽’. 모음 하나 차이일 뿐이라 같은 뜻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있지만, 이 두 단어에는 미표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가죽’은 ① 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질긴 껍질 ② 동물의 몸에서 벗겨 낸 껍질을 가공해서 만든 물건 ③ 사람의 피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로 풀이됩니다.
그래서 위에 보셨던 문장에서는 ③의 뜻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거죽’은 ① 물체의 겉 부분을 의미합니다.
땅 거죽을 파헤치는 데 곡괭이가 필요하다. / 새로 산 책 거죽에 자기 이름을 써라. 등과 같이 쓰여 ‘동물이나 사람’의 몸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의미하는 ‘가죽’과 그 의미의 차이가 있습니다.
‘가죽’의 옛말은 ‘가족’입니다. ‘가죽’의 의미를 갖는 명사 ‘갗’에서 ‘가족’으로 변화되고, 다시 여기서 양성 모음 ‘ㅗ’가 음성 모음 ‘ㅜ’로 변하여 ‘가죽’으로 나타나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나왔던 ‘갖바치’(예전에 가죽신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라는 표현도 ‘가죽’을 의미하던 ‘갗’과 기술자를 뜻하던 ‘바치’가 결합되어 변화된 형태입니다.
반면, ‘거죽’은 “겉”을 의미하는 명사 ‘겇’에서 ‘거족’으로 변화되고, 다시 여기서 ‘거죽’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낯가죽’을 써야할 때 ‘낯거죽’을 쓰지 마시고, ‘거죽’을 써야할 때 ‘가죽’을 쓰지 마시라고 조금 자세하게 설명 드렸습니다. 어렵지는 않죠?
‘동물, 사람’은 ‘가죽’, ‘물체’는 ‘거죽’
가죽(으로 만든 )지갑의 (부드러운) 거죽! 전 이렇게 문장으로 차이점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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