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85편 (‘염두해 두다’ vs ‘염두에 두다’)
한글 맞춤법 85편 ‘염두해 두다’ vs ‘염두에 두다’
오늘은 한 가지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합니다.
브리핑을 하다보면 ‘염두에 두다’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그만큼 제 입에 익숙한 표현인데, 어느 날 무심코 “염두해야 합니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 표현을 들었던 분들이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아서 그럭저럭 자연스럽게 흘러가기는 했습니다만 온종일 찜찜한 기분을 느껴야 했습니다.
‘염두(念頭)'는 '생각의 시초·첫머리' '마음속'이란 뜻의 명사입니다.
'염두에 두다’라는 표현은 생각의 첫머리에 놓을 정도로 늘 중요하게 인식한다'라는 뜻인데,
제가 온종일 찜찜한 기분을 느낀 이유는 ‘염두’가 동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없는 동사를 만들어 마치 있는 것처럼 썼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맞춤법 틀렸다고 부끄러운 지적질을 일삼던 제게는 남들이 알면 부끄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을 계기로 ‘누구든 그럴 수 있다’를 속으로 되뇌면서 아는 체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가끔씩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직도 잘 아는 것처럼 으스대는 제 자신의 모습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 때마다 이제는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알려줄 분들이 주변에 없다는 사실과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 제 모습에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옵니다.
이상하게 오늘은 글이 자꾸 ‘새벽감성’으로 흘러가네요.
얼른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이번 제 스스로를 다잡는 한 단어. ‘염두’에 대해 여러분에게 고백했습니다.
부디 여러분은 제 아린 마음에 공감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염두에 두다’를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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