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이 곳'이 아니라 '이곳'
단음절로 된 단어는 붙여 쓰자.
왜? 바보야! 문제는 가독성이야.
6월입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는 시기라 그런지 한낮에는 답답한 공기가 숨을 막히게 합니다. 내내 사무실에만 있어서 그런지 답답하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어깨 위에 올려진 여러 짐들 때문에 오늘도 그 마음 곱게 접어서 서랍에 넣어 두고 맙니다.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서야 '아버지, 어머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살뜰한 아들은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갑니다. 건강하실 때 여행도 보내드려야 하는데...
넋두리가 길었습니다. 오늘은 ‘이곳 저곳’과 ‘이곳저곳’, ‘이 곳 저 곳’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가끔 ‘이 곳’이 맞는 표현인지 ‘이곳’이 맞는 표현인지 헷갈릴 때가 있잖아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이 곳’은 지시 관형사 ‘이’ 뒤에 공간적인 또는 추상적인 일정한 자리나 지역을 뜻하는 명사 ‘곳’이 이어진 것입니다. 각각의 단어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띄어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틀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글 맞춤법 제5장 2절 46항에 보면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라는 세부 규정이 있어서 ‘이곳’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법에서도 특별법 우선의 법칙이 있잖아요)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 있는데요, 글을 띄어 쓰는 것은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음절로 이루어진 단어가 여럿 이어지는 경우, 띄어 쓰면 기록하기에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 이런 규정이 만들어 졌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곳 저곳’과 ‘이곳저곳’은 어떤 것이 맞는 표현일까?
정답은 ‘그때 그때 달라요’입니다. 특정한 지역. 이곳과 저곳을 지칭할 때는 ‘이곳 저곳’이 맞고, 제가 윗부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여기저기 가보고 싶다’라는 의미로 사용할 때는 ‘이곳저곳’을 써야합니다.
오늘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첫째, 단음절의 연달아 이어지는 경우는 붙여 써라. ‘이곳’, ‘이분’, ‘그이’, ‘이것’, ‘이쪽’이 이에 해당합니다.
(물론 붙여 쓰는 것이 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는 대개 경험상 띄어 써야 된다는 것을 아시는 경우가 많죠.)
두 번째, ‘여기저기’의 의미로 사용할 때는 ‘이곳’과 ‘저곳’을 붙여서 ‘이곳저곳’을 써라.
‘이곳(이 지역)’과 ‘저곳(저 지역)’을 지칭하는 두 개의 지시 대명사로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서 오락가락할 경우에는 그냥 ‘이곳저곳’의 표현을 쓰시면 대개의 경우에 틀리지 않을 겁니다.
오늘도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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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풍경| 좋아하는 커피숍이 있습니다. 맑은 날, 창밖을 바라보면 그 모습이 아주 고요하고 차분해서 마음까지 편안해 집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말했던 찰리 채플린의 말을 요즘 다시 곱씹어 봅니다. 조금 더 멀리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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