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한 개비, 성냥개비를 생각하면 쉽다
한 대? 한 가치? 아니 한 개비!
담배, 아! 담배...
도라지, 백자, 청자, 솔, 88.
이 단어가 반가운 분들은 아마도 지금까지 끽연의 즐거움을 누리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과거에는 애연가였지만, 이제는 담배를 줄인 변절자(?)가 되었습니다.
담배를 입에 댄 사람치고 담배를 끊어보지 않은 사람은 드뭅니다.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며 포장지에까지 광고를 하는 세상에서 흡연자가 환영받지 못하기도 하거니와 징벌을 내리듯 올려버린 담배가격도 겉멋으로 담배를 입에 물던 이들이 사탕을 입에 물게 했습니다. 저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안 그래도 몸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 많은 세상에, 자기결정권 없이 간접흡연까지 하게 될 아이들 생각에 그길로 담배를 손에서 놓았습니다. 좋은 공기청정기를 사주지도 못한 처지에 아버지가 되어 나쁘다는 것을 함께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 이제 누군가 물으면 '끊었다'고 말하기보다 '줄였다'고 말합니다. 흡연을 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딱 잘라 담배를 손에서 놓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1년에 한 개비를 피워도, 피우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오늘 알아볼 표현은 담배 한 ‘개비'라는 표현입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인 것처럼, 주머니에 담배갑이 두둑하면, 저절로 담배에 손이 가기 마련입니다. 좋은 않은 습관이기는 한데, 전 담배가 꼭 필요한 순간에는 주변 지인들에게 한 '개비'를 빌리곤 합니다.(빌리는 겁니다. '먹튀'는 아닙니다.) 저와 같은 친구들이 많지는 않지만, 없지는 않습니다. 가끔 제게도 담배 한 ‘개피'나 한 '가치'를 달라는 이들도 있습니다. 물론 줄 수 있는 담배가 없어 미안하다는 말만 하게 되죠.
자꾸 다른 길로 이야기가 흐르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담배 한 '개피'나 한 '가치'는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장작이나 담배, 향처럼 가늘고 짤막하게 쪼갠 토막을 세는 단위는 '개비'입니다. 예전에는 가정의 필수품이었던 '성냥개비'도 이런 의미에서 '개비'라는 단어가 쓰였습니다.
담배를 빌려 피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올바른 표현을 쓰지 않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담배 한 개피, 담배 한 가치가 아닌 담배 한 개비를 기억하세요. 그리고 담배는 백해무익한 것이 맞습니다.
추가로 담배와 관련된 재떨이를 말씀드리자면, '재털이'가 아닌 '재떨이'를 써야 합니다. '털다'가 '달려 있는 것, 붙어 있는 것 따위가 떨어지게 흔들거나 치거나 하다'의 뜻이라면, '떨다'는 '달려 있거나 붙어 있는 것을 쳐서 떼어 내다'라는 뜻입니다. 담배는 털어야 하지만 담뱃재는 떨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처럼 같은 이유로 '재털이'가 아닌 '재떨이'를 써야 합니다. '먼지털이'도 그래서 먼지떨이'가 옳은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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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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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은 없다| 하루가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오늘 보고 듣는 일이 내일도 겪을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내일이라는 하루에 내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리고 똑같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결국은 지금 이 순간에만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모든 것이 경이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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