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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육개장과 육계장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6. 20.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개장'을 알면 '육개장'도 안다

 

 

육개장? 육계장?

'개장'만 알면 육개장도, 닭개장도 알 수 있어.

전 여행을 계획할 때 눈이 즐거운 곳보다는 입이 즐거운 곳을 우선합니다. 마음이 울적하고 외로움을 느낄 때 위로가 되어주었던 것은 탁 트인 바다보다는 음식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만화 중에 하나가 허영만 선생님의 ‘식객’입니다. 그 책을 통해서 먹는 즐거움을 배웠고, 주변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취미를 얻게 되었습니다.

여러 장면들이 기억에 남아 있지만 그중에 하나는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맛있는 ‘육개장’을 끓이는 비법(?)을 남모르게 전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서도 사후에 찾아 올 조문객을 생각하는 그 모습이 왠지 인상이 깊었습니다.(며느리는 무슨 죄인가 싶기도 했지만...)

‘육개장’은 쇠고기를 삶아서 알맞게 뜯어 넣고 고춧가루, 파, 마늘, 후춧가루 따위의 갖은 양념을 해서 얼큰하게 끓인 국을 말하며, 육(肉)+개장’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개장’은 ‘개장국’의 줄임말로 ‘개고기를 고아 끓인 국’, 즉 보신탕을 말합니다.

개장국은 우리나라에서 불교의 영향력이 많이 약해진 고려 말기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는 개로 젓갈이나 육포를 해 먹었다는 기록들도 남아 있는데, 원래 불교에서는 힌두교와 마찬가지로 개가 다음 생에서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윤회설에 따라 식용을 금했으나, 고려 말기부터 조선시대로 넘어오며 불교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자 대중적인 음식으로 각광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놀랄만한 일이죠.)

그렇게 대중적인 개장국에 쇠고기가 대체가 된 것은 가 노동력의 일부라는 인식을 옅어지고다양한 단백질 공급원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쇠고기()나 닭고기를 가지고개장국을 끓이듯이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데이 음식이 바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개장국육개장+개장국닭개장입니다. 

참고로 ‘식구와 가까운 의미로 생구(生口)’라고 표현되기도 한 ‘()’는 전통적인 농업사회에서 풍요로운 결실을 좌우하는 아주 귀중한 자원이었습니다또한닭도 달걀을 낳아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가축이었기 때문에 조상들은 여름이면 삼계탕보다도 개장국을 즐겼다고 합니다.

또, 육개장이 예로부터 장례식장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라 장례음식처럼 정착되기도 했는데, 이는 매운 양념을 많이 써서 쉽게 상하지 않는다는 장점과 오래 끓여도 고기가 잘 흐트러지지 않는 질긴 양지나 업진, 우둔, 사태살 등을 쓰기 때문에 오랫동안 솥을 걸고 끓여서 손님에게 내기 좋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쇠고기를 가지고 개장국처럼 끓였다고 해서 ‘육개장’이 되고, 닭고기를 가지고 개장국처럼 끓였다고 해서 ‘닭개장’이 되는 것입니다.육계장’이 아니고, ‘닭계장’도 아닌 ‘육개장’, ’닭개장‘. 이제는 왜 이렇게 쓰는지 아시겠죠?

 

오늘의 핵심!

1. ‘개장국’은 개고기를 고아 끓인 국으로 보신탕을 의미한다.

2. 쇠고기(육)나 닭고기를 가지고 개장국을 끓이듯이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육+개장국→육개장, 닭+개장국→닭개장이 되었다.

오늘도 도움이 되셨나요?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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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無碍)        막힘이 없고 거리낌이 없는 상태를 '무애'라고 합니다. 가끔 아이들의 모습이나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을 보면 그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분명 제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왜 이렇게 막힘과 거리낌이 많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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