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덩쿨', 우리 쿨하게 헤어져
애초부터 잘못된 만남, 덩쿨의 앞날은...
덩굴과 넝쿨은 복수표준어. 덩쿨은?
길을 걷다가 멋진 건물이 제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벽면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넝쿨이 인상적인 건물이었는데, 마치 마이산 탑사에서 타포니 지형을 타고 올라가는 덩굴과 같이 끈질김이라는 힘이 느껴지는 건물 전체를 감싸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다 내 삶에 최적화 된 집을 한 채 짓는 것입니다. 통장 잔고를 보면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꿈은 계속 진행형입니다. 그러다보니 멋진 건축물을 보면 눈길이 갑니다. 잘 지었다는 건축물을 보면 내 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설렙니다.
담쟁이넝쿨을 이야기 하다가 먼 길을 돌아왔는데, 오늘은 넝쿨, 넝쿨, 덩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세상에서 우리말처럼 다채로운 표현을 가진 언어도 없을 겁니다. 한국인으로 살아왔으면서도 왜 이렇게 헷갈리고 어려운 표현들이 많은지 공부는 평생을 해야 하는 거라던 선인들의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우선 표준국어대사전에 풀이되어 있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19세기 문헌에서부터 그 표현이 나타난 ‘넝쿨’은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를 말하는 명사입니다.
‘덩굴’도 역시 명사로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곧 ‘넝쿨’과 ‘덩굴’이 복수표준어라는 의미입니다.
식물학 쪽에서는 ‘덩쿨’과 ‘넝쿨’에 대해서 더 세부적인 구별을 한다고 하는데, 전문적인 영역이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넝쿨’과 ‘덩굴’이 복수표준어라는 것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넝쿨’, ‘덩굴’과 헷갈리는 단어가 ‘덩쿨’입니다.
‘넝쿨’의 ‘쿨’과 ‘덩굴’의 ‘덩’을 조합한 이 단어는 복수표준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혼동이 생겨 새롭게 나타났다고 볼 수있습니다. 즉, 있어서는 안될 표현이라는 겁니다.
혹시 모르죠. '덩쿨'이라는 표현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올라 복수표준어로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넝쿨’이 19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나는 표현으로 그 유래가 오래되었고, ‘덩굴’ 또한 ‘덩울’이라는 옛말에서 변화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덩쿨’이라는 표현이 ‘덩굴’과 ‘넝쿨’이 차지한 표준어의 지위를 넘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 ‘덩굴’과 ‘넝쿨’은 복수표준어로 어떤 것을 사용해도 된다.
2. ‘덩쿨’은 ‘덩굴’의 ‘덩’, ‘넝쿨’의 ‘쿨’이 조합된 잘못된 표현으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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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북한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흥국사의 모습입니다. 가끔 복잡한 생각을 잊고 마음을 내려놓고 싶을 때 찾는 곳입니다. 좋은 곳이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보물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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