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ㄱ'받침'과 'ㄲ'받침 사이에서
고민하지 마세요. 'ㄲ'받침에 양보하세요.
'ㄱ'받침이 쓰이는 단어는 몇 안 되거든요.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 얘기들 많이 하죠.
“나 이제 꺽인 나이야.” / “나 이제 꺾인 나이야.”
적은 용돈 아껴가며 꼭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살 때도 이런 말을 합니다.
“가격 좀 깍아줘요.” / “가격 좀 깎아줘요.”
오늘은 '내 나이는 꺾인 것인가? 아니면 꺽인 것인가?'
'가격은 깎는 것인가? 아니면 깍는 것인가?'
이 두 가지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꺾다'와 '꺽다'를 알면, '깎다'와 '깍다'도 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꺽다'와 '꺾다' 중 어떤 표현을 쓰시나요? 알고 보면 쉬운 문제입니다. (세상에 많은 일이 어려운 건 몰라서 어려운 경우죠.)
'꺽다'라는 표현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다만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을 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꺽다'를 찾아보시면 아무런 내용도 검색되지 않습니다.
반면 '꺾다'를 찾아보면
1. 길고 탄력이 있거나 단단한 물체를 구부려 다시 펴지지 않게 하거나 아주 끊어지게 하다.
예) 꽃을 꺾어 꽃다발을 만들었다.
2. 얇은 물체를 구부리거나 굽히다.
3. 몸의 한 부분을 구부리거나 굽히다.
예) 팔을 꺾어 제압하다
4. 생각이나 기운 따위를 제대로 펴지 못하게 억누르다.
예) 고집을 꺾기가 쉽지가 않다.
5. 목청이나 곡조 따위를 한껏 높였다가 갑자기 낮추다.
예) 한 곡 꺾어 보게.
6. (속되게) 술을 마시다.
예) 한 잔 꺾으러 가야지
7. 경기나 싸움 따위에서 상대를 이기다.
8. 방향을 바꾸어 돌리다.
이렇게 많은 뜻이 있습니다.
왜 'ㄱ'받침이 아닌 'ㄲ'받침이 맞는 거냐고 물으신다면 딱히 답변드릴 말이 없습니다. 이 구분은 규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단어가 그렇게 쓰이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ㄱ'받침과 'ㄲ'받침의 구별은 어렵지 않습니다. 실생활에서 'ㄱ'받침이 쓰이는 단어가 많지 않아 그것만 유의하시면 됩니다.
앞이 가리어 사물을 정확하게 보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인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에서 '콩깍지', '예의범절을 갖추는 태도로'의 뜻인 '깍듯이,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깍두기, 요즘 '쌀아 있네' 광고에 출연(?) 중이신 '임꺽정', 지금은 자주 쓰는 표현이 아니지만 키가 큰 사람을 놀리며 부르는 '꺽다리'라는 단어가 'ㄱ'받침을 씁니다.
이렇게 보니 'ㄱ'받침을 쓰는 '꺽'과 '깍'이 들어가는 단어가 많지 않네요.
'꺽지 말고 꺽으세요.', 깍지 말고 깎으세요.'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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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한 때는 건축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건축가가 되면 내가 상상하는 건물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상상은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마음을 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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