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자그만치'말고 '자그마치'가 표준어
'자그마하다'에서 '자그마치'가 파생
'만치'가 모든 원흉이네.
”설탕물을 파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자그만치 1조 달러입니다“
보도자료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일이죠. 제 수중에 외국돈이라고는 1달러도 없는데, 1조 달러가 웬 말입니까? 1조도 놀라운데, 1조 달러라니요.
여기서 놀라운 일은 하나 더 있습니다.
표준어가 아닌 '자그만치'가 마치 표준어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표현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자그마치'입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이. 또는 적지 않게'라는 뜻을 가진 '자그마치'는 왜 '자그만치'에게 그 존재감을 빼앗겼을까요?
어느 교수님은 그 이유를 '만치'라는 낱말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만치'는 의존 명사로 쓰일 때
1. 앞의 내용에 상당한 수량이나 정도임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거나,
예) 일하는 시간이 많은 만치 보수가 많다.
2. 뒤에 나오는 내용의 원인이나 근거가 됨을 나타냅니다.
예) 조 대비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만치, 그는 첫눈에 대비의 마음을 샀다.≪김동인, 운현궁의 봄≫
조사로 사용될 때는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로 활용되기도 하죠.'
예) 나도 너만치 먹었다.
(의존명사는 띄어 쓰고, 조사일 때는 앞말과 붙여 쓴다는 거 잊지 않으셨죠?)
“나도 너만치 잘 달릴 수 있다”와 같은 표현에서 '만치'를 접한 사람은 '자그마치'를 '자그만치'라 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이는 '예상보다 훨씬 많이'라는 '자그마치'의 뜻을 생각하다 보면 비교의 뜻을 지닌 '만치(만큼)'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비슷한 논리로 표준어 '자그마한'도 비표준어인 '자그만한'에 세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논리적인(?) 유추를 통해서 '작다'와 '만치'를 결합시킨 '자그만치'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저 역시 '자그마치'에서 '-치'의 어원을 찾을 수가 없어서 이 유추가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ㅜㅜ )
하지만 '자그마치'가 '자그마하다'에서 비롯한 부사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자그마치'와 '자그만치', 이 두 단어가 헷갈리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자그마치'는 '자그마하다(자그맣다)'의 활용형이지, '작다'와 '만치'의 결합형이 아닙니다.
'자그마치', '자그마한' 등은 '자그마하다'에서 비롯했다는 기본적인(?) 사실만 잊지 마세요.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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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담벼락이 아름다운 고양향교입니다. 고양의 풍경사진을 보다가 이곳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기는 한데, 지자체의 관심을 덜 받고 있는지 주변 관리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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