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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금슬'이 좋은 거야? '금실'이 좋은 거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30.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금슬과 금실, 모두 표준어

 

 

단, 금술은 안돼.

금슬과 금실의 어중간한 사이에서 금술이 나왔지.

얼마 전 지인의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한다고 자리에 참석에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중년의 나이를 넘었으니 빠른 결혼은 아니었죠. 늦은 결혼을 하는 것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서른이 넘어서 결혼하는 것을 늦었다고 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일반적인 모습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이른 결혼이 화제가 되기도 하죠. 

어쩌다 20대인 친구들을 만나 결혼에 대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도 있으니 결혼을 준비해야 하지 않냐고 물으니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자란 세대의 일반적 사고로는 결혼은 해야하는 것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인생의 과정이라고 여기던 때라 저 역시 자연스럽게 결혼을 해야 겠다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왜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냐고 물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그 말들을 들으니 요즘의 세대들이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전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쪽도,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쪽도 아닙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 하기로 약속하고, 10년도 채 되지 않아 갈라서는 부부가 많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한평생 정답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고 보니 '금슬' 좋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분들의 모습이 더욱 대단하게 보입니다. 

오늘은 '금슬'과 '금슬', 그리고 '금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금슬'에 대해 이해하려면 우선 '금슬지락(琴瑟之樂)이라는 사자성어를 알아야 합니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표현으로 금(琴)과 슬(瑟)을 합주하여 화음(和音)이 조화되는 것과 같이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화목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금슬상화(琴瑟相和)'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한자성어에서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금슬'의 표현이 유래되었습니다.

합주를 해보신 분들은 아마 이 '금슬'의 의미를 더 잘 아실 겁니다. 좋은 연주가 나오기 위해서는 한 사람만 뛰어나서는 안되고, 서로의 소리를 듣고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과 배려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금슬(琴瑟)'이 '다정과 화목'을 의미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금실'은 무엇일까요?

흔히 '금실 좋다'라고 표현할 때 이 '금실'은 '금슬(琴瑟)'이 변화된 말입니다. 강남에서 온 '강남콩'이 '강낭콩'이 되고, '안밖'이 '안팎'이 된 것처럼 '금슬'도 '금실'로 발음하는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부부간의 사랑'을 나타내던 '금슬'이 '금실'로 표현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금실'은 '금슬'과 같이 표준어로 인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부간의 사랑'을 나타내는 '금슬 좋다', '금실 좋다'는 둘 다 맞는 표현이 됩니다. 하지만 '금술'은 아닙니다. '금슬'과 '금실'의 중간 어디쯤에서 '금술'로 발음하시는 분들이 있다 보니 '금술'을 쓰는 경우가 종종 보이기도 하지만, 표준어는 아닙니다.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하자면, '부부간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금슬'과 '금실' 모두 사용이 가능하지만, 한자의 뜻 그대로 거문고와 비파를 지칭할 때는 '금실'이 아닌 '금슬'만 허용됩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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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도 변한다        본인의 목소리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타고난 본래의 소리가 있어도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쉽게 소리를 내는 방법에 빠져 내 소리를 잃는다. 내 것을 안다는 것은 내 것이 아닌 것을 아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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