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엔간한과 웬간한)
한글 맞춤법 113편 ‘엔간한’과 ‘웬간한’
① 웬간한 탈모는 혼자해도 얼추 3개월이면 치료가 가능하다.
② 서울의 엔간한 30평대 아파트는 10억!
인터넷 검색을 통해 뽑아본 두 문장입니다. 풍성한 모발과 내 집 마련은 중년 남성 대다수의 고민이라 이 문장을 선택했습니다.
탈모도 비극이지만, 서울의 엔간한 아파트가 10억이라는 사실도 비극입니다.
제 주변에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이가 중년을 넘어가다보니 숨길 수 없는 그 본성(?)이 자연스레 표출되기도 하고, 젊은 시절에 가졌던 욕심. 어떻게든 풍성해보이고 싶은 그 욕심을 마음에서 놓으면서 밝은(?) 인생을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찌해볼 수 없는 큰 흐름에 역행하기보다는 순리대로 사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깨달은 분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탈모를 3개월에 치료할 수 있다? 그런 비결이 있다면, TV에서 방송되는 가발광고는 진즉에 막을 내렸을 겁니다.
‘웬간하다’라는 표현을 볼 때 이미 ‘이 광고는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웬간하다’와 ‘엔간하다’ 중 어느 표현이 옳은 표현인지 물으면 대부분이 ‘웬간하다’를 선택하더라고요. ‘웬만하다’를 떠올리면서요.
‘엔간하다’가 왜 옳은 표현인지 알기 위해서는 ‘어느 사이인지도 모르는 동안에’를 뜻하는 ‘어언간(於焉間)’이라는 한자어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 ‘어언간(於焉間)’은 ‘어연간’으로도 표현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연간’은 그 본래의 뜻과는 다른 ‘정도가 기준에 꽤 가깝게’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연간+하다라는 형용사와 어연간+히라는 부사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어연]이 [엔]으로 줄어들어 오늘 공부하고 있는 [엔간히]가 나타난 것이죠.
그래서 ‘엔간히’는 있지만, ‘웬간히’는 없습니다.(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낱말은 없습니다.)
오늘의 핵심!
‘정도가 기준에 꽤 가깝게’를 뜻하는 표현은 ‘웬간히’가 아니라 ‘엔간히’다
2. 어연간+히 → 엔간히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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