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괜스레'는 '공연스레'
'시리' 넌 끼어들지 마.
'괜시리'는 있을 수가 없는 말.
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면 괜스레 엉뚱한 일에 휘말릴 수 있다.
② 주변에서 괜시리 참견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늘은 좋다
‘오늘의 운세’에서 가져 온 문장입니다. ‘오늘은 운세’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도 ‘얼추 맞아들어가는 모호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닌 것 같지만, 그런 것도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맞으면 좋고, 틀려도 괜찮은 ‘오늘의 운세’
틀린 단어 사용도 개의치 않는 ‘오늘의 운세’ 중에서 ‘괜스레’와 ‘괜시리’를 가져와 봤습니다.
‘괜스레’는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입니다. 이것과 더불어 많이 쓰는 표현이 ‘괜시리’인데, ‘괜시리’는 사전에 있지 않은 말입니다.
- 낙엽이 질 때면 괜스레 가슴이 울렁거린다.
- 모르는 체하고 더 엿들을 것을 괜스레 겁을 먹고 도망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한승원, 해일≫
- 영산댁은 엉거주춤한 영호 태도가 괜스레 마음에 걸렸다.≪박경리, 토지≫
사람들이 발음의 편의상 ‘ㅡ’ 모음을 ‘ㅣ’ 모음으로 바꿔 말하기 경향이 있어서 ‘으스스’를 ‘으시시’로, ‘추스르다’를 ‘추스리다’로 잘못 말하는 것처럼 ‘괜스레’를 ‘괜시리’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괜시리'와 '괜스레'를 헷갈리지 않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단어가 어떻게 파생 되었는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물론 확인이 어려운 단어도 있지만, 다행히 '괜스레'는 확인이 가능합니다.
‘괜스레’의 형태가 어떻게 파생되었는지 따져들어가다 보면 ‘공연하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아무 까닭이나 실속이 없다’는 ‘공연(空然)하다’가 ‘공연히’가 되고, 이것이 다시 ‘괜히’가 되는 것처럼,
‘공연스럽다’는 ‘공연스러이’, ‘공연스레’ 그리고 ‘괜스레’의 형태로 이어집니다.
이 형태의 변화과정 어디에서도 ‘시리’가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어때요? 어렵지 않죠?
어느 작가는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을 '가느다란 실마리를 부여잡고 그 끝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어 공부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긴가민가하는 불확실함에서 출발해 확실의 영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실마리를 끝까지 부여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괜스레’는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
2. 괜시리’는 사전에 있지 않은 말.
3. 공연스럽다→ 공연스러이→ 공연스레 → 괜스레의 형태로 변화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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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어린 시절에 태양을 그릴 때 꼭 이렇게 그리곤 했습니다. 그 시절에 내 손으로 직접 그릴 때는 설명할 수 없는 뿌듯함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 이렇게 남이 만들어 놓은 모습을 보니 괴기스럽네요. 이래서 내 눈에 콩깍지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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