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sanyang2
본문 바로가기
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곤혹'과 '곤욕'의 사이에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7. 17.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곤혹'은 스럽고, '곤욕'은 치른다

 

 

허둥대는 곤혹, 치욕스런 곤욕

나는 둘 다 싫다.

어제 보도된 기사들을 보니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텀블러의 외부 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발암물질인 납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8년 전쯤, 일회용 종이컵이 위생에 치명적이라며, 텀블러 같은 자신의 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의 보도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지금에 와서 텀블러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얘기에 무엇을 믿어야 할 지 혼란스럽습니다. 

(종이컵은 내부에 폴리에틸렌이라는 일종의 플라스틱으로 코팅 처리를 하는데, 이것이 높은 온도의 액체와 만나면 환경호르몬인 발암 물질이 검출된다는 것이 당시 보도기사의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커피 등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벗겨지기 쉬워 비스페놀 A가 나올 수 있고, 이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국내 유명 침대업체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기사로 해당 침대업체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때 저 역시 제 방에 있는 침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침대를 버려야 하나’하고 깊은 고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살 비비며 지내왔던 옛 정(?)을 생각해 그냥 쓰고는 있습니다만, ‘세상에 믿을 거 하나 없다’는 격언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당분간 텀블러 판매업체의 대응도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은 곤혹(困惑)과 곤욕(困辱)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곤혹과 곤욕은 비슷한 말인 것 같지만 상당한 의미 차이가 있습니다.

곤혹은 ‘곤할 곤’, ‘미혹할 혹’을 써 한자로는 ‘困惑’이라고 표기합니다. ‘곤하다’는 말은 피곤하고 졸리다는 뜻과 곤란한 지경에 처하여 괴로움을 당하고 시달린다는 뜻이 있습니다. 미혹은 홀려서 헷갈리거나 의심되어 흐릿한 상태를 말하는, 이 글자가 합해진 ‘곤혹’은 곤란한 지경에 처하여 시달리다 보니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 되었습니다. 흔히 ‘곤혹스럽다’고 표현할 때 바로 이 단어를 씁니다.

곤욕은 ‘困辱’이라고 쓰는데 ‘辱’은 ‘욕될 욕’의 한자입니다. 남에 의해 내가 혹은 내가 남을 더럽히거나 수치스럽게 하는 행위를 이르는 말로 ‘곤욕’은 누가 누군가를 곤란한 상태에 빠뜨려 괴롭히고 명예를 더럽히며 수치감을 주는 행위를 뜻합니다. 흔히 당하는 입장에서 ‘곤욕을 치른다’고 표현할 때 이 단어를 씁니다.

곤혹은 일을 잘못한 사람이 허둥대는 상황이며, 곤욕은 자신의 잘못 보다는 상대의 폭언이나 부당한 행위로 인해 치욕을 당하는 경우를 이르는 말로 ‘곤혹은 스럽고, 곤욕은 치른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곤혹’이라는 말이 입에 붙지 않고 어색할 경우는 조금 더 익숙한 ‘당혹’을 쓰셔도 됩니다. 같은 한자를 사용하는 단어다 보니 헷갈림은 덜 하실 겁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각 포털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flipboard에서 '행복사냥이'검색하시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       고양시의 중남미문화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니 예전에 재미있게 잃었던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라는 소설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은 기술들이 대중화되었지만, 과거에는 이 색유리로 엄청난 부를 이룰만큼 획기적이고 독점적인 기술이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