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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 건널 수 없는 차이가 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6.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머지않다'는 시간, '멀지 않다'는 공간

 

 

시간의 개념을 쓸 때는 '머지않다'

띄어쓰기를 보면 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차이가 있어.

민들레가 어디서든 잘 자랄 수 있는 건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바람에
기꺼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이겠지 
 
어디서든 예쁜 민들레를 피어낼 수 있는 건
좋은 땅에 닿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고
바람에서의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긍정을 가졌기 때문일 거야 
 
아직 작은 씨앗이기에
그리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박치성 시인의 '봄이에게'라는 시를 소개해드리면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좋은 시는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고 세상을 다시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민들레를 보면서도 이 시를 쓴 박치성 시인과 같이 세상을 보지 못하고, 세상에 표현하지 못하는 저는 이런 능력을 가진 분들이 부럽습니다. 

오늘은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시에서도 '머지않아'라는 표현이 있죠?

같은 의미라고 착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두 표현의 의미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받침 ‘ㄹ’의 차이입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는 말처럼 받침 하나는 엄청난 차이죠.

두 번째로는 띄어쓰기의 차이가 있습니다. '머지않다'는 띄어 쓰지 않는 반면, '멀지 않다'는 띄어 씁니다.

왜 띄어쓰기가 다를까? 그것은 '멀지 않다'의 경우 '멀다'와 '않다'라는 두 단어가 결합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의미는 어떻게 다른 지 살펴볼까요? 

우선 ‘머지않다’는 형용사로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 머지않아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 머지않아 소식이 올 것이다.

   양국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어 머지않아 전쟁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이다.

반면, ‘멀지 않다’에서 ‘멀다’의 의미는 다양합니다.

동사로 쓰였을 때

1. 시력이나 청력을 잃다

2. 어떤 생각에 빠져 판단력을 잃다

형용사로 쓰였을 때는 아래와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1.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다.

2. 어떤 기준점에 모자라다. 

3. 시간적으로 사이가 길거나 오래다.

 예) 동이 트려면 아직도 멀었다./햇볕은 뜨겁고 입추를 넘겨도 가을은 멀기만 하다.≪한수산, 유민≫ 

여기서 '멀다'가 형용사로 쓰였을 때 '거리뿐만 아니라 '시간'에 해당하는 뜻도 있다는 점 때문에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를  헷갈려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데에만 쓰이는 '머지않다(머지않아)'가 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는 의미는 자주 사용되지는 않습니다.(시간적으로 '멀다'는 자주 쓰입니다.) 

예) 오려면 멀었다.(ㅇ) / 머지않아 올 거야.(ㅇ) / 멀지 않아 올 거야(X)

그리고 또 한 가지, '머지않다'는 주로 '머지않아' 꼴로 '머지않아 ~ ㄹ 것이다' 구성에서 쓰입니다. 

이것을 단순화하면

'머지않다'는 한 단어로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멀지 않다'는 '멀다'의 부정형으로 '거리(공간적)가 많이 떨어져 있지 않다는 의미로 쓴다.

2. ‘시간적으로 사이가 길거나 오래’라는 의미로 쓰이는 ‘멀다’의 뒤에 ‘-지 않다’를 쓰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이미 시간적 개념으로 쓰이는 한 단어 ‘머지않다’가 있으므로 ‘시간’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머지않다’를 쓰도록 한다.

3. '머지않다'는 주로 '머지않아' 꼴로 '머지않아 ~ ㄹ 것이다' 구성에서 쓰인다.

중요한 것은 시간과 공간의 차이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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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과 연꽃잎        신기하게도 연잎은 이슬의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이를 두고 불교에서는 연꽃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해서 '불여악구(不與惡俱)'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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