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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가능한'과 '가능한 한'은 정말 달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7.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조건의 의미가 붙을 때는 '가능한 한'

 

 

'가능한' 다음에 명사가 오면 '~ㄴ 한'의 표현은 쓸 수 없어.

딱 한 글자 차이일 뿐이지만...

얼마 전 여권을 다시 갱신해야 할 일이 있어서 구청에 갔습니다. 낮에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 억지로 인근에 업무를 만들어 갔더니, 구비해야 할 서류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급한데, 그 급한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서두르다보니 빈틈이 생기더군요. 어쩔 수 없이 며칠 뒤 필요한 서류를 들고 다시 구청을 찾았습니다. 이미 예정된 계획대로 여유있는 진행이 물 건너간 상태가 담당자 분께 "가능한 한 빨리 처리를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다행히도 제 예상보다 빠른 처리를 해 주셨더라고요. 꼼꼼하지 못한 제 성격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도, 민원인의 사정을 배려해 주신 분들께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가능한 한'과 '가능한'의 표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가능한 한 빨리(?)'와 '가능한 빨리(?)', 이상하게 갸우뚱하게 되죠? 왠지 '~한 한'이라는 표현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다고 '한' 글자를 빼자니 뭔가가 빠진 듯하고...

알고 보면 이 두 표현의 차이점을 구별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限)'의 의미만 제대로 알고 있으면 되거든요. 

여기서 쓰인 '한(限)'은 주로 '-는 한'의 구성으로 쓰여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명사입니다. 하지만, '한(限)'은 이 외에도 다양한 용법으로 풀이됩니다. 

1. 시간, 공간, 수량, 정도 등의 끝. 주로 '한이 있다', '한이 없다'로 쓴다.

  • 한이 없다.
  • 의사는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남편을 믿으라고 말했다.
  •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욕심이 생기게 된다.

2. 앞에 오는 말의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내는 말. 주로 '-기가 한이 없다'로 쓴다

  • 바다를 처음 본 나로서는 바다가 넓기가 한이 없었다.
  • 어렸을 때 철없이 굴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부끄럽기 한이 없다.
  • 나는 이런 자리에 초청되어 연설을 하게 된 것이 기쁘기가 한이 없었다

3. 어떤 일을 위해 희생하거나 힘들고 어려운 일을 참고 견뎌야 할 상황. 주로 '-는 한이 있어도', '-는 한이 있더라도'로 쓴다.

  • 나는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구걸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 나는 무대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나는 민준이에게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지수에게 용서를 빌라고 충고했다.

4.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말.

  • 나는 내 능력이 닿는  최선을 다해 친구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이변이 없는  김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 나는 꿈과 목표가 있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말씀드렸다시피 '가능한 한'이라는 표현에서 쓰인 ‘한(限)’은 주로 ‘-는 한’ 구성으로 쓰여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명사이며, 뒤에 ‘빨리’, ‘예쁘게’ 등의 부사나 형용사의 수식이 가능합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어렵다고 느낄 것 같아서 몇 가지 문장을 보겠습니다.

예) 가능한 일입니까? / 가능한 시간에 오세요. / 가능한 인원이 누가 있습니까?

여기서 쓰인 '가능한'은 형용사 '가능하다'의 관형사형으로 뒤에 명사나 의존명사가 와야 합니다. 문장을 보면 아시겠지만, '가능한' 다음에 '일', '시간', '인원'과 같이 명사가 쓰였죠.

그럼 ‘가능한 한’을 볼까요?

예) 가능한 한 빨리 해주세요. / 가능한 한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

'가능한'이 쓰인 문장과는 달리 '가능한 한'의 뒤에 '빨리'라는 부사나 '예쁘다'라는 형용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얘기드린 것과 같이 '한(限)'이 이미 명사이기 때문에 뒤에 수식하는 품사로 명사가 놓일 수 없습니다.

'가능한' 또는 '가능한 한'이 들어가야 하는 문장을 구별하는 방법은 문제가 되는 단어를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보면 됩니다.  그러면 그것이 맞는 표현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그 자리에 '가능하다면 되도록'이라는 표현 또는 '가능하다면 가급적'으로 바꾸어 보면 됩니다.

일부러 조건의 의미가 들어가는 표현으로 바꾸어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바뀐 문장이 어색함이 없다면 '한(限)'을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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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동튼 새벽에 부지런하게 일하는 벌의 모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처럼 일찍 일어난 벌이 꿀을 얻는다는 진리를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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