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sanyang2
본문 바로가기
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왕성할 때는 '한창', 시간일 때는 '한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21.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한참'써야 할 곳은 '한창'은 아니지.

'한참'은 역참과 역참 사이의 거리를 말했지.

그 거리 개념이 '상당한 시간'이라는 시간 개념으로 변했고.

근래에  입는 옷마다 넉넉함이 사라지고, 몸에 딱 붙길래 몸무게를 다시 재보았습니다. 여러 차례를 오르내려도 허용치의 범위 내에서 큰 변동이 없길래 '아직 한창 자랄 나이는 아닌데...'하고 의아함을 가지고 있다가 주변에 이 얘기를 했더니 혹시 빨래를 하고 난 후 건조기를 사용하느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습니다. 

알고보니 건조기를 사용하면 옷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 잠시 동안은 아직 젊은 시절이 지나지 않았다며 혼자서 좋아하곤 했는데, 그 이유를 듣고 난 후로는 까진 상처도 쉽게 아물지 않는 것 같고 흉터도 진하게 남는 것 같은 씁쓸함이 있습니다. 이래서 모르는 게 약이라고 했나 봅니다. 

최근의 들어서 체력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10년 단위로 몸의 급격한 변화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는 주변의 말들이 실감이 납니다. 마음은 여전히 한창 때인 10대, 20대를 생각하는데, 몸의 반응은 저 뒤의 언저리에서 걸어오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한창'과 '한참'을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비슷하면서도 맥락을 고려하지 않으면 틀리기 쉬운 표현이죠. 

'한창'은 명사로 쓰여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한창의 모습 / 한창인 때 / 일이 한창이다 / 축제가 한창이다 / 준비에 한창이다.
  • 농번기라 논에는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 손님맞이를 앞두고 엄마와 누나는 음식 준비에 한창이었다.

'한창'이 부사로 쓰일 때도 있습니다. 의미는 명사와 비슷하게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모양.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모양'으로 풀이되기도 합니다.

  • 벼가 한창 한창 무성하게 자란다 / 한창 붐빌 시간인데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

반면, '한참'은 명사로 쓰일 때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의 의미가 있습니다.

  • 한참 뒤 / 한참 전 / 한참 동안 / 한참이 지나다 / 한참을 기다리다.
  • 친구는 한참 전에 싸웠던 일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 어두운 산길을 한참을 걸었지만 사람 사는 마을은 나오지 않았다.

이 의미로 쓰일 때는 ‘한동안’이라는 표현과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부사로 쓰일 때는 다음의 의미를 가집니다.

1. 어떤 일이 상당히 오래 일어나는 모양(한참 난투극이 벌어졌다 / 그들의 소문은 한참 굉장하였다)

2.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보다 훨씬 넘게.(붉은 노을빛이 아직 한참 남아 있어 간신히 글은 보일 정도였다.)

'한참'이 '오랫동안'이라면 과연 얼마 동안의 시간을 의미할까요? 한참의 유래를 알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참'의 '참'은 한자로 참(站)입니다. 이 '참'은 '역참(驛站)'의 준말인데, 전화가 없던 시절에는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사람이 직접 걷거나 말을 타고 가서 전해야 했습니다.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의 전달이 꼭 필요한 곳은 예나 지금이나 관공서가 우선이죠. 그래서 중앙 관아의 공문을 지방 관아에 전달하거나 벼슬아치가 여행이나 부임을 할 때 말을 공급하던 곳을 만들었는데, 이곳이 바로 역참입니다. 지금의 기차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슷하게 지친 말을 새로운 말로 갈아타거나 사람들이 잠깐 동안 머물러 쉴 수 있도록 일정한 거리마다 마련하여 놓았습니다.

'한참'의 '한'은 하나를 뜻합니다. '한참'은 글자 그대로 하나의 역참을 말하는데, 공무로 여행하는 사람을 위해 역참은 대개 25리, 약 10㎞마다 하나씩 설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한참'은 바로 이 역참과 역참 사이의 한 단위 거리(25리)를 뜻하는 말로 이것이 '한참'의 본래 의미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역참에서 다음 역참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는 뜻으로 의미가 변했고, 지금의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는 의미가 새로 생겨난 것이죠.

'한참'을 얘기가 길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나 분량과 관련된 것은 '한참', '왕성하다'의 의미일 때는 '한창'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각 포털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flipboard에서 '행복사냥이'검색하시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내가 증거다       내가 알지 못한다고 해서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알고 싶지 않다고 해서 있었던 일들이 없었던 일들이 되지는 않는다. 역사를 부정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삶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체가 없는 거짓된 역사는 실존했던 누군가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부정한 일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