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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여행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방문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3. 17.

요즘 뜨는 곳,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개관

김구 선생께서 한 없이 가지고 싶어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중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제가 방문했을 때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끝났으려나?

청주에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했습니다. 과천, 덕수궁, 서울관에 이어 네 번째로, 2018년 12월에 개관한 이곳을 얼마 전에 다녀왔습니다.

담배공장이었던 청주관은 미술관으로 개관을 하기 전, 공예 비엔날레 등이 열리는 문화적 공간으로 활용이 되다가 공장의 외관과 굴뚝 등을 보존하는 재건축을 통해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린 새로운 의미의 미술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미술관의 외벽에서부터 공장의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개관은 했지만, 아직도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방문하고 계시더라고요.

국립현대미술관 안내도        청주관의 층별 구성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기획 전시가 이루어지는 5층부터 차례로 내려오는 관람동선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6월까지 '별 헤는 날 : 나와 당신의 이야기'라는 기획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람시간        관람시간을 미리 알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장은 오후 5시까지(오후 6시까지만 열거든요) , 박물관처럼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안내데스크       

관람료가 무료입니다. 별도로 발권을 하지 않아도 관람이 가능하지만 왠지 기념으로라도 가지고 싶어서 발권을 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물품보관함 

데스크에서 계단을 올라가기 전에 보관함이 준비되어 있어서 무거운 짐을 가지고 계시다면 보관함에 넣어둘 수 있습니다. 몸이 가벼워야 마음도 편안하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두꺼운 외투를 입고 간 날이라 옷을 벗어 보관해 두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5층으로 이동했습니다.

기획 전시실의 입구, 별 헤는 날 : 나와 당신의 이야기 

전시실의 입구입니다. 기획전의 문구가 윤동주 시인을 생각나게 합니다. 별을 헤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던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도 생각이 나네요. 공교롭게도 제가 좋아하는 시와 노래입니다. ^^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고 해서 인상 깊었던 작품들의 사진을 찍어오기는 했는데, 많은 사진을 보여드리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조금만 올리겠습니다. 미술작품을 직접 보는 것과 간접적으로 보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어서 가급적이면 방문해서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김상우 화백의 <세대>라는 작품입니다. 아버지의 모습 같기도 하고, 학창 시절 버스 안에서 마주쳤던 여학생의 모습 같기도 해서 보면 볼수록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망각이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그리움이라는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할머니 두 분이 <미궁과 크로마키>라는 차재민 작가의 작품을 시청하고 계셨습니다. 작품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두 분이 자리에 나란히 앉아 한참 동안을 집중하시는 모습을 보고 묘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헤드폰을 쓰고 소리까지 들으면 더 좋다는 말씀을 차마 드리고 못하고, 저도 물끄러미 두 분의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최수앙 작가의 <The Wings> 

그림자만 보아서는 아름다운 날개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본래 작품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그것과 다릅니다. 전체라는 허상 속에서 숨겨지고 희생된 익명의 개인들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 설명을 듣고 보니 아름답다고 느껴지던 그 그림자의 형상이 거짓말처럼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최수앙 작가의 <The Hero> 

최수앙 작가의 <The Wings> 작품 맞은편에는 또 다른 작품이 있습니다. 작가의 아버지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여러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데, 전 두 작품(The Wings와 The Hero)의 배치를 보면서 다분히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960~70년대를 거친 전형적인 인물(아버지)을 통해서 당시 개인보다는 ‘우리’라고 표현되던 전체를 향한 지향성과 아름다워 보이는 '날개'의 이면에 담긴 ‘무명의 희생'을 나타내고자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해석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거니까요.) 이 날 제가 본 가장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김을 작가의 <갤럭시> 

김을 작가의 <갤럭시>라는 작품입니다. 1,200여 점의 드로잉으로 구성된 작품인데, 그 양이 많아서 모두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인간을 소우주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생각했습니다. 작품의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왜 이 드로잉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하나의 작품에서 멀어져 전체를 바라보면 결국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작품이 한 사람의 생각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부분만을 보이는 세상으로 끄집어냈을 뿐입니다. 드러나지 않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찰나를 스쳐가는 많은 생각들이 한 사람의 머리와 가슴속에서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갤럭시'라는 작품명을 더 가깝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강익중 작가의 <삼라만상> 

3인치 회화로 널리 알려진 강익중 작가의 <삼라만상>이라는 작품입니다. 무려 일만 점에 이르는 작은 캔버스들이 모여 있고, 그 앞에는 크롬으로 도금된 '반가사유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는 없었습니다.(원래 그렇게 감상하는 것인지, 작품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는 별도의 설명이 없어서 알 수 없었습니다) 반가사유상 표면에 관객들과 작품들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더 가까이서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습니다.

제가 본 작품들의 10%도 설명드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호기심이 생기셨다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가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도 미술을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고요.

어설프게 제 감상을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끝에서 예술이 생겨나듯이, 예술을 통해서 생각이 이루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개관을 축하하며, 여러분에게 이곳을 추천해 드립니다.

각 포털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flipboard에서 '행복사냥이'검색하시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최수앙 작가의 작품들        이 작품들의 배치를 보고 날개로 표현되는 이상과 희망을 지향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그 이상과 희망이 아름다운 것만은 아닐텐데도 가보지 못한 곳을 동경하고, 가져보지 못한 것을 갈구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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