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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古mail] 주변에 상가지구(喪家之狗)는 없나요?

by 행복사냥이 2019. 4. 22.

#고전에서 답을 찾다.

 

주변에 상가지구는 없나요?

한글만 봐서는 흔히 알고 있는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 돈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구라고 생각하신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자에서 상갓집을 나타내는 죽을 상(喪)이 있기 때문에 좋지 않은 내용이라고 추측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상가지구(喪家之狗)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상가지구(喪家之狗) : '상가 집 개'라는 뜻,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거나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가리켜 '상가집 개' 같다고 합니다.

어떤 분들은 여위고 지칠 대로 지친 수척한 사람을 비유하거나 궁상맞고 초라한 모습으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얻어먹을 것만 찾아다니는 사람을 빗대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출전은 사기(史記)의 공자세가(孔子世家)에 나온 말입니다.

 

그렇다면, 상가지구의 한자풀이를 해 보겠습니다.

喪 (죽을 상)  家 (집 가)  之(어조사 지)  狗(개 구)

 

춘추시대 말 공자는 노나라 조정의 대사구(지금의 법무장관 정도)로서 도덕정치의 뜻을 펼쳐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왕족인 삼환 씨로부터 배척을 당해 결국, 노나라를 떠나게 됩니다.

그 후 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나라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불러주는 곳이 없다 보니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생활을 했습니다.(스스로 고단한 삶을 살았습니다.)

어느 날,  공자가 조나라와 송나라를 거쳐 정나라에 도착했을 때, 제자들과 길이 어긋나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스승님이 없어진 것을 알고 곳곳을 살피며 스승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때 공자는 마을 초입인 동문 옆에 홀로 서 있었습니다.

제자 자공(子貢)이 지나가던 노인에게 혹시 공자를 보지 못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노인은 자공에게 말했습니다.

"당신 스승이 누구인지 모르겠소만, 동문밖에 서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이마는 요임금 같고, 목은 고요(순임금과 우임금 때의 재상)와 같았으며, 어깨는 자산(정나라 정치 달인) 같았지. 그런데, 허리 아래는 우임금 보다 세 치나 짧고, 그 지치고 초라해 보이는 모습이 마치 '상갓집 개'와 같았지." 

 

지공이 다른 제자들과 함께 동문으로 힘껏 달려갔습니다. 과연 노인이 말한 그곳에 공자가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자공이 방금 노인에게 들은 말을 그대로 전하니 공자는 웃으며 자공에게 말을 했습니다.

"용모에 대한 다른 형용은 들어맞는다고 하기 어려우나, 상갓집 개 같다고 하는 표현은 맞는 말이로다. 하하하."

고사성어에서 알 수 있듯이 공자의 인품과 능력을 처음 보는 노인은 위대한 공자가 그저 측은한 사람일 뿐입니다.

 

오늘 상가지구를 말씀드리면서 스스로 '초라하게 살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남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하지만, 적어도 남들이 비난하거나 척을 지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때로는 외모와 인품이 일치되도록 신경 쓰며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재미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외모 제일주의를 추종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와 남이 서로 편한 중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상가지구의 이야기 속에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의 첫인상을 외모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자공이 스승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나쁜 뜻의 '상가지구'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았겠죠?ㅎ

 

오늘도 도움이 되셨나요? 상가지구처럼 초라하게 살지 말고 당당하게 폼나고 행복하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든 출처는 네이버, 다음, 위키백과에서 참조했습니다. 각종 검색창에 '행복사냥이'를 검색하시면 다른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집 진주(스코티시폴드)입니다. 상가지구 이야기 하면서 갑자기 이 녀석이 떠올라 사진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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