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앳띤, 애띤이 아니라 '앳된'이 정답!
'애가 되다'가 앳된의 정확한 뜻
애가 띠다는 의미상 성립이 안되므로 앳된을 써야 한다.
늦은 술자리가 있던 날. 지친 몸을 어찌어찌 집으로 끌고와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잠을 청하려고 했습니다. 문득 세면대의 거울에 비친, 물기 덜 마른 제 얼굴을 보면서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나 싶었습니다.
오늘도 라디오에서 김건모 씨의 <스피드>라는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지금 들어도 옛 노래 같지 않은 세련됨은 둘째치고, 그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가 사랑의 열병을 앓던 과거의 제 모습을 떠올리게 해 그로부터 얼마가 지났는지 세어보니 어느새 20여 년이 훌쩍 넘었더라고요. 아직도 저 스스로는 거울에 비친 중년의 아저씨가 아니라 앳된 얼굴의 사춘기 시절의 학생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자글자글해진 눈가의 주름을 저만 볼 수 없었을 뿐, 남들은 다들 알고 있었을 텐데, 나이값 못하고 철없이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새삼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다더니, 확실한 주름을 눈으로 보고 나서야 '일찍부터 관리 받을 걸..'이라는 아쉬움만 커집니다. ㅜㅜ
오늘은 되돌릴 수 없는 그때 그시절을 떠올리며 '앳띤'과 '앳된'의 표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인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애띠다’ ‘애띄다’를 활용한 ‘애띄어’ ‘애띤’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지금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애띤'으로 검색을 하면 신문사의 보도기사에도 이런 표현이 심심치 않게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띠다’는 '빛깔이나 색채 따위를 가지다' '감정이나 기운 따위를 나타내다' 등의 뜻이 있습니다. '환한 미소를 띠었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아이(애)와 같은 느낌을 띠고 있을 때 '애띠다'라고 쓰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 사이시옷을 붙이면 '앳띠다'가 되고, '띠다'를 '띄다'로 바꾸면 '애띄다' '앳띄다'와 같이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들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인다는 뜻은 ‘앳되다’가 바른말입니다.
'앳되다'의 어원 자료가 없어 그 형태 분석을 명확하게 할 수는 없지만 대개 '아이'의 준말인 '애'와 접사 '-되다'가 결합한 구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 역시 '아이'가 '띠다'라는 의미는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되다'라는 의미가 맞다고 보는데, 아직도 '앳된 목소리'가 아닌 '앳띤 목소리', '앳된 얼굴'이 아닌 '앳띤 얼굴'이 마치 올바른 표현처럼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생김새나 태도 등이 어린 듯하거나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일 때는 '앳띤', '애띤'이 아닌 '앳되다'의 '앳된'을 쓰셔야 합니다.
예) 앳된 목소리 / 앳된 소녀 / 앳된 얼굴 / 앳된 인상 / 앳되게 생기다
그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입사한 신입 사원으로 아직 앳된 인상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목소리가 앳돼서 전화를 받으면 딸로 착각을 하게 된다.
도움이 되셨나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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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선| 길을 가다가 인상 깊은 글이 있었습니다. ‘눈이 녹으면 다들 물이 된다’고 했지만 소년은 ‘봄이 된다’고 말했다. 이 글을 읽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눈이 녹으면 뭐가 되냐'고 물었더니 하나같이 '물'이라고 답했습니다. 소년이었지만, 소년이 아니게 되었다는 그 사실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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