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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삭이다'와 '삭히다'는 둘 다 '삭다'의 활용형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14.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상황에 따라 사동사 형태만 바뀔 뿐

 

 

음식을 발효시킬 때만 '삭히다'

그 외에는 모두 '삭이다'를 쓴다

입추가 지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바탕 비가 내린 후 불어오는 바람에서 이전과는 달리 찬 기운이 느껴집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던 어린 시절에 가을에 해야 할 일 중 가장 일은 김장김치를 담그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네 식구 입에 들어가는 김치가 100포기가 넘을 정도였으니,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동네사람들이 서로 품앗이를 해가며 이집저집의 김장김치에 손맛을 더해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대개 김치를 사서 먹지 집에서 담그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죠. 저도 그렇습니다. 먹기만 할 줄 알았지 담그는 방법을 몰라 남의 손맛에 기대 연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삭히다'와 '삭이다'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김장김치는 삭혀야 그 맛이 제대로 난다.'

‘분을 삭이느라 애를 먹었다.’

'이'와 '히'의 차이가 있지만 '삭히다'와 '삭이다'는 동사 '삭다'의 활용형입니다. '삭다'가 익숙하다고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많은 뜻으로 풀이되고 있기에 그 활용을 빈번하게 접했기 때문일 겁니다.

'삭다'가 가지고 있는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물건이 오래되어 본바탕이 변하여 썩은 것처럼 되다.

  • 옷감이 삭다. / 종이가 삭다. / 밧줄이 삭다.

② 걸쭉하고 빡빡하던 것이 묽어지다.

  • 된장이 삭다. / 찹쌀가루를 풀어놓은 물은 몇 분이 지나자 삭아서 묽어졌다.

③ 김치나 젓갈 따위의 음식물이 발효되어 맛이 들다.

  • 김치가 삭다. / 지난번 담근 새우젓이 제대로 삭았다.

④ 먹은 음식물이 소화되다.

  • 급하게 먹은 점심이 잘 삭지 않아 속이 불편했다. / 그제야 먹었던 음식이 삭기 시작했다.

⑤ 긴장이나 화가 풀려 마음이 가라앉다.

  • 분이 삭다. / 화가 삭다. /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화가 삭았다.

⑥ 사람의 얼굴이나 몸이 생기를 잃다.

  • 얼굴이 삭다. / 얼굴이 많이 삭아 있었다.

⑦ 기침이나 가래 따위가 잠잠해지거나 가라앉다.

  • 기침이 삭다. /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야 겨우 기침이 삭았다

굉장히 많죠? 하지만, 이 중에서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음식을 발효시켜 맛이 들게 하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삭히다'를 사용한다.

그 외에는 '삭이다'를 쓴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소화를 시키다'와 '어떤 감정이나 생리 작용을 가라앉히다'라는 뜻을 나타낼 때 쓰는 '삭다'의 사동형은 '삭이다'이고, 이것과는 다르게 '김치나 젓갈 등의 음식물이 발효되어 맛이 들다'의 뜻을 나타낼 때 쓰는 '삭다'의 사동형은 '삭히다'가 됩니다.

말을 해놓고 보니 그 말이 이 말이고, 이 말이 그 말인 느낌이네요.

'삭이다', '삭히다'와 비슷한 형태로 표현되는 단어로 '썩히다'와 '썩이다'도 있습니다.

 두 표현 모두 '썩다'의 활용형인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애타게 하거나 괴롭게 하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의 사동사는 '썩이다' (예, 하나 있는 자식이 속을 썩인다)로 쓰고

그 외에 '세균에 노출시켜 부패하게 만들다'라는 뜻으로 쓰거나(예, 남은 음식물을 썩혀서 거름을 만들다), '활용하지 않고 묵히거나 내버려두다'의 뜻을 나타낼 경우(예, 좋은 재주를 썩히지 마라)의 사동사는 '썩히다'를 씁니다.

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렇게 기억하세요. '감정이나 생리작용'일 때는 '삭이다', '썩이다'를 쓴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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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이른 새벽에도 연꽃에는 벌써 손님이 찾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활짝 만개해 손님을 맞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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