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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됫박'을 알면 '댓병'아닌 '됫병'을 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15.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댓(대)병'이 아니라 '됫병'으로 써야.

 

 

1됫병은 1되를 기준으로 1.8리터의 용량. 

이걸 누가 다 먹었을까?

얼마 전 진로소주가 다시 출시되었습니다. 말장난 같기는 한데, 진로가 참이슬이 되었다가 참이슬은 남고 다시 진로가 부활을 했습니다. 굉장한 자기 복제죠. 이렇게 사업을 해야 성공을 하는데...

국민들이 사랑하는 술, 소주는 1인당 연간 소비량이 80병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술입니다. 흔히 소주는 쌀로 만든다고 알고 있지만, 놀랍게도 지금 우리가 마시는 소주는 소량을 제외하고는 쌀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소주의 원료가 쌀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과거 전통방식으로 제조하는 소주를 떠올리셨기 때문일 겁니다. 쌀에다가 누룩과 물을 넣고 발효를 시키면 밑에는 막걸리가, 그 위 표면에는 투명하고 맑은 청주가 만들어지는데, 이 청주를 다시 가열해 알코올 증기를 만들고 이것을 모으면 소주가 됩니다.   

제가 주로 마시는 지금의 소주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알코올 증기를 모아서 만드는 전통방식의 증류식 소주와 달리 희석식 소주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카사바 가루(카사바는 고구마와 비슷한 모습을 한 작물로 열대지방에서 탄수화물의 주된 공급원으로 재배되는 작물입니다.)에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빻은 후 증류를 반복해 만들어진 순도 95% 정도의 주정에 과당, 정제수, 물을 넣고 희석해 만들어집니다.

희석식 소주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술을 제조할 때 쌀을 사용하게 되면 가뜩이나 부족한 식량에 더해 많은 국민들이 밥을 굶게 될 거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소주의 제조방식은 이렇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오늘은 '됫병'과 '댓병'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소주 됫병이 아주 흔했습니다.

"소주 한 병 주세요."라고 하면 주인아주머니는 "작은 거? 아니면 됫병으로?"라는 질문으로 되묻고는 하셨죠.

지금은 이런 됫병이 거의 사라져 명절 때 구매하는 청주가 아니라면 그 용량과 크기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당시에는 시장에 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됫박이라, '댓병'이 아닌 '됫병'이라는 것이 연상하기 쉬운 단어였는데, 저울이 일상화되면서 됫박을 본 적이 없는 친구들은 소주 됫병을 '소주 댓병'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큰 병(大甁)'에 담겨 있으니 '댓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댓병'은 사전을 찾아도 그 뜻이 등재되어 있지 않은 단어입니다. 다시 말해 '소주 댓병'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말이 실은 '소주 됫병'을 말하는 것이고, 이것은 '소주 한 되 분량의 병'을 뜻한다는 겁니다.

'되'의 의미를 알면 이해가 더 쉬워질 겁니다.

 곡식·액체 등의 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

 되에 담는 양.

 곡식·액체 등의 분량을 헤아리는 단위말의 1/10, 홉의 10배로 약 1.8리터에 해당함

지금 얘기하고 있는 '됫병'의 '되'는 풀이에서 보듯이 약 1.8리터의 액체가 들어가는 병을 의미합니다. 소주 네댓 병을 모아놓은 병이라서 '댓병'도 아니고, '큰 병'을 의미하는 대(댓)병도 아닙니다

어떤 음료든지 뚜껑을 따고 오래 놔두면 그 맛이 처음과 같지 않습니다. 음식도 뭐든지 신선할 때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적당히 먹는 것입니다. 사람을 아까워해야 하는데, 술을 아까워해 사람을 잃는 사고들이 지금도 너무 많습니다. 과거에는 엄청났죠.

한편으로는 그런 이유로 이제 됫병들이 소주를 볼 수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됫병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지고 난 후 담금주를 집에 사다 놓고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술보다는 인생을 즐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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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정체성이라는 것은 섞이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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