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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갈음하다'는 '바꾸어 대신한다'는 뜻이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2.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갈음하다가 순 우리말이라는 게 놀라워.

 

 

'바꾸다'라는 뜻의 '갈다'에 '-음'을 붙여 명사화한 것

이참에 '가름하다' '가늠하다'도 알아 보자.

주말에 아울렛 매장을 갔습니다. 무엇을 사려고 마음을 먹고 간 곳은 아니었는데, 가고 보니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겨 결국 '원래 필요한 것이었어.'라는 혼잣말을 반복하며 카드를 긁고 있는 제 자신을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걸어다니던 사람이 자전거를 타면 다시 걷기 어려워지고, 자전거를 타던 사람이 차를 타면 다시 자전거를 타기가 어렵다는 말을 주말 동안에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시절, 자취할 돈이 없어 여기저기 선배들에게 얹혀 살던 시절에는 '얼마간의 돈이라도 수중에 있으면 행복하겠다'고 희망하던 날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은 돈이 수중에 있지만 기대했던 행복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행복함에 이르는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욕심이 커진 것인지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주말이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단어들이 많았습니다. 여러 직업군을 경험해 보지 못해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만 쓰이는 것인지, 일반적인 계통에서 쓰이는 것인데 내가 모르고 있던 표현인지 확신하지 못했고, 또 무슨 의미인지 사전을 뒤적여서야 알게된 낯선 표현들. 오늘 알아 볼 '갈음하다'는 제게 그런 표현 중 하나입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국민청문회’로 갈음하고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보도기사에서 표현된 '갈음하다'를 가져와 봤습니다. 문장 전체를 볼 때는 '갈음하다'가 어떤 뜻으로 쓰이는지 짐작이 가지만 단독으로 '갈음하다'라는 표현만 떼어놓고 보면 그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갈음하다'는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하다'라는 뜻의 동사입니다. 그리고 순우리말이기도 합니다. '갈음하다'라는 표현은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납니다. '갈음'은 '갈+음'으로 분석되는데, 동사 '갈다['바꾸다, 대체하다'는 뜻]'의 어간 '갈-'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음'이 붙어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갈다'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갈음'이 더 쉽게 다가올 겁니다. 

  •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치사를 갈음합니다.

'갈음하다'를 표기해야 할 때 '가름하다'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갈음하다'가 생소하다보니 의미가 비슷해 보이는 '가름하다'만 이리저리 바쁘게 고생하는 경우입니다. '가름하다'는 1. 서로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하다. 2.차이를 구별하거나 구분하다. 3. 어느 한 쪽이 더 낫거나 옳다고 판별하거나 결정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 1. 공간을 가름하다 / 남과 여를 가름하다 / 아버지는 넓은 방을 가름하여 두 개의 방을 만드셨다.
  • 2. 누구인지를 가름하다 / 목소리를 가름하다 / 출신 지역을 가름하다.
  • 3. 성공 여부를 가름하다 / 성패를 가름하다 / 옳고 그름을 가름하다 / 잘잘못을 가름하다.

'가름하다' 외에도 '가늠하다'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늠하다'는 1. '목표나 기준 등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살피다' 2. '사물이나 상황의 상태를 대강 짐작으로 생각하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 1. 목표를 가늠하다 / 표적을 가늠하다 / 나는 새총을 들고 한쪽 눈으로 목표물을 가늠해 보았다.
  • 2. 깊이를 가늠하다 / 나이를 가늠하다 / 방향을 가늠하다 / 상황을 가늠하다 / 나는 지도를 보며 나의 현재 위치를 가늠해 보았다 / 우리는 김 선생님의 생각을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갈음하다'가 '대체하다, 바꾸다'의 뜻을 가진 '갈다'의 어근에 '-음'을 붙여 명사형으로 만든 순우리말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덧붙여 '가름하다'는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하다', '승부나 등수 따위를 정하다'의 의미이며, '가늠하다'는 '목표나 기준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려 보다', '사물을 어림잡아 헤아리다'의 의미라는 것을 이해하신다면 '갈음하다' '가름하다' '가늠하다'는 끝장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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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꽃이 아니라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배척당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그 반대의 경우가 벌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진짜냐 가짜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합의의 정도와 기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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