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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신공] '귀(貴)찮다'는 사실 한자어였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9. 3.

우리말 길라잡이 맞춤법

귀치 않다가 귀찮다로 축약되었지.

 

 

귀하지 않고 평범한 것을 의미할 때 쓰는 표현이었는데,

이제는 '마음에 들지 않고 괴롭거나 성가시다'라는 뜻으로 변했지.

무선청소기를 사용할 때마다, 블루투스 키보드나 이어폰을 쓸 때마다 놀랍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팟이 유행이었을 때 곧 아이폰이 등장할 거라는 얘기를 듣고 '그런 일이 쉽게 이루어질리 없다'라고 여겼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했습니다. 

편해지고 싶은 욕구는 본능입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 편해지고 싶은 마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것을 추구하는 시도도 어떻게 하면 더 편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편한 것만을 찾다보면 귀찮은 일을 몹시 싫어하는 '귀차니즘'에 빠지거나 귀찮은 일을 싫어하고 혼자 노는 데 익숙한 '귀차니스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다면 이런 태도나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족들과 함께 했을 때 이런 모습이라면 등짝을 맞기 십상입니다. 

오늘은 '귀찮다'라는 표현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를 계속하고 있는 '귀찮다'라는 표현이 본래 한자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귀찮다'를 '마음에 들지 아니하고 괴롭거나 성가시다'라는 형용사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 나는 그녀의 과도한 친절이 귀찮기만 했었다.
  • 아이가 장난감을 사 달라고 떼를 쓰며 귀찮게 군다.
  • 나는 몸이 아파서 만사가 다 귀찮다.

'귀찮다'의 본래 뜻은 지금과 차이가 있었습니다. '귀찮다'는 '귀하다(貴하다)'의 '아니하다' 부정형에서 기원했습니다. 말 그대로 '귀하지 않다'라는 의미였죠. 이후 '귀하지 아니하다'가 '귀치 않다'로 줄어들고, 이어 '귀찮다'로 축약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뜻과 다르게 20세기 초까지는 귀하지 않고 평범한 것, 중요하지 않은 것을 의미할 때 '귀찮다'를 사용했습니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풀이되어 있는 것과 같이 지금의 '귀찮다'라는 표현에 원래의 '귀하지 아니하다'는 의미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그 의미가 변화된 시기를 특정하지는 못하지만 귀하지 않고 흔하니 관심이 없어지고, 마음에 들지 않으니 괴롭고 성가시게 느껴지게 마련이라 이런 의미가 더해져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의미가 '귀(貴)하다'에서 멀어지다 보니 '귀찮다'를 순우리말처럼 취급해 '귀(貴)찮다'와 같이 한자를 병기하지 않지만, '귀찮다'는 본래 한자어였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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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나는 거의 매일 놀라운 광경을 본다. 하지만 내가 놀라는 광경이 모두에게 놀랍지는 않다. 더 놀라운 경험을 해본 것도 아닌 듯 한데, 별거 아닌 것에 호들갑을 떤다며 타박을 하기 일쑤다. 삶 자체가 경이로운데, 그 삶이 담아내는 순간이 경이롭지 않을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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