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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기행

[제주도 맛집] 동문시장 야시장과 숨어있는 맛집

by 행복사냥이 2019. 10. 4.

관점을 바꾼 제주도 탐방기

동문시장 야시장과 숨어있는 맛집

 

 

혼자 왕 먹읍서.(어서 와서 먹으십시오.)

 

#맛집을 찾고 싶을 때 현지인에게 물어보자.

비행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깨끗한 렌트 차량과 우연히 찾은 좋은 숙소에 짐을 풀었다. 이 번 여행은 순조로운 일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마음속으로 안심했다. 역시나 다음 일정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 제주도를 즐기고 싶었다.

'무엇을 먹을 가?'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식구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각자가 먹고 싶은 음식들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섬에 왔으니 회를 먹어야지.', '제주도 분식이 좋다던데.'....... 의견은 좀처럼 좁혀들지 않았다. 

역시나 잘 모른다면 현지인이 추천해 주는 식당으로 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일단 제일 먼저 보이는 편의점에 들려 물어보기로 했다. 도로변에 있는 동네 편의점에서 생수 하나를 집어 들고 식구들 의견과 상관없이 맛있는 횟집을 물어봤다.(섬에 왔으니 회를 먼저 먹어야겠지.^^) 다행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은 제주도에서 대학을 다닌다고 하며 동문시장에 있는 자갈치 상회를 추천해 줬다. 이 번에는 주유소에 들러 기름도 넣고 주유소 사장님에게도 물었다. 역시나 동문시장 자갈치 상회를 추천해 줬다. 그러면 확실한 집이 맞는 것 같다. 그래 결정했다. 그곳으로 가자!

제주도에서 특이한 점을 찾았는데 정유회사와 상관없이 모든 주유소 가격이 동일하다.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 같다. 그래도 찾아보기 힘들게 있는 셀프 주유소는 10원 정도 저렴하다. 제주도에서 기름을 넣어야 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아무데서나 넣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동문시장 공용주차장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참고로 동문시장 공용주차장은 유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차하려는 차량들로 최소 10분 이상은 줄을 서야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무료라고 하는데 아마도 주차를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어렵게 진입을 했는데 주차장이 좁고 교행 하는 코스로 초보 운전자들에게 접촉사고는 피해야 할 장애물 같았다. 그리고 누구든 주차선 지키는 질서는 지켜야겠다. 이기적인 분들이 주차선을 살짝 밟고 다른 차량 접근을 막고 있었지만, 복수라도 할 마냥 경차가 틈새를 이용해 끼어들었다. 이제 이기적인 차주는 경차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더라. 동문시장 야시장

동문시장 야시장을 오려고 한 것은 아닌데 우연히 야시장을 찾아왔다.(아무래도 이 번 여행은 우연이 인연이 되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여기는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주차장을 나오자 이유를 알고 싶었다. 특별한 이벤트? 아니면 특별한 음식? 조급해진 마음에 뛰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불빛이 반짝이는 동문시장 입구에 도착했다.(나중에 가족들에게 물어보니 혼자서 뛰어갔다고 한다.^^)

처음 대면하는 입구에 끊임없는 줄들이 길게 늘어졌다. '일단 줄을 서자.' 생각을 하기도 전에 이미 몸은 사람들과 함께 줄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잠시 후 가족들이 '왜 줄을 서 있냐?'라고 물어서 그제야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내가 왜 줄을 섰지? 친구 따라 강남 왔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중국어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살짝 봤는데, 닭꼬치 판매점이었다. 음......ㅠㅠ

|동문시장 야시장|   개장시간은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 계절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동문시장 야시장의 규모|  젊은 연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야시장, 사진 끝에 입구가 보인다. 이 것이 전부인 듯.ㅎㅎ

동문시장 야시장 규모는 생각보다 작았다. 규모와 상관없이 대부분 유명한 장소는 그곳만의 대표음식이 있는데 예를 들면 서울에 있는 광장 시장하면 꽈배기, 대왕 순대, 육회가 있다. 아쉽게도 이곳에서 유명한 음식은 딱히 없는 것 같았다. 동문시장 야시장은 제주도만의 음식이 아닌 대부분 인사동이나 대도시에서 익숙한 길거리 음식들이 많았고, 처음부터 야시장을 목표로 했다면 실망했을 것 같다. 그래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끝집이라 줄이 적을 것 같아 치즈 핫도그 집에서 핫도그를 구매했다.(우리 가족들이 줄에 일부가 되었는데 다른 분들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어느새 긴 줄이 되었다. 신기한 일이다.^^) 가격도 맛도 우리 동네에서 먹었던 익숙함이었다.

 

#자갈치 상회는 운동장에서 바늘 찾기

야시장의 인파를 어렵게 피해서 동문시장 깊숙이 들어갔다. 가판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한 신선한 회를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은 비교적 저렴했다. 주인 분과 대화를 나눠보니 대부분 새벽시장에서 대량의 상품들이 판매되고 저녁에는 관광객들과 현지인들 술안주를 위한 소분 포장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이 많은 횟집에서 자갈치 상회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스마트폰 검색으로 일단 전화를 했다. 주인분께서 첫 번째 사거리가 조기를 판매하는 사거리인데 좌회전해서 10m 오면 있다고 찾아오라고 한다. 좁은 시장 골목에서 낯선 사람들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첫 번째 낯선 무리들은 영어권 관광객 5명이었다. 그들이 먼저 보고 환한 웃음 짓자 나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HI!'라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나름 영어공부를 많이 한 사람인데 막상 대면하니 그냥 수구적인 아저씨가 되었다. 마음속으로 아쉬워하며 두 번째 낯선 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10여 명의 동양 관광객들이었는데 나와 가족들을 밀치며 중국어로 시끄럽게 떠들며 지나갔다. 아마도 시끄럽게 떠든 것이 '미안하다'는 말이겠지?ㅠㅠ 관광지에서 흔히 겪는 스트레스다. 점점 자갈치 상회로 가는 여정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5분쯤 걷고 나니 수많은 간판들 사이에서 제법 큰 규모의 자갈치 상회를 찾을 수 있었다. 예전에 노량진 수산시장 회센터처럼 횟감을 고르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는 구조였다. 입구에서 전화드린 사람이라고 말하고 사장님이 추천해 주시는 회를 먹기로 했다.(솔직하게 잘 모를 때는 사장님이 추천하는 음식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안쪽에 6개 정도 독립된 테이블이 있고 복도에 테이블이 더 있었지만, 이미 대부분 만석이었다. 손님들은 나처럼 관광객과 현지인 비율이 3 : 7 정도인 것 같았다.

|기본 상차림|  간단한 야채와 문어숙회, 전어, 전복, 멍게 회 조촐해 보이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상차림이다.

사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익숙한 방법으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주방과 홀 직원분의 현란한 말솜씨와 능숙하게 손님 다루는 기술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인가? 어느덧 지갑에서 세종대왕께서 행차를 하고 계셨다.^^

사장님 서비스가 나오고 메뉴에 없던 회 비빔밥이 현장에서 제조되었다.

|메뉴에 없는 회 비빔밥|   사장님 특별 이벤트! 회 비빔밥. 현장에서 직접 비벼 더 맛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개운한 뒷정리를 위해 매운탕을 주문했다. 휴대용 가스버너를 생각했는데 예상을 깨고 뚝배기에 매운탕이 나왔다. MSG 맛은 조금 있었지만, 맛도 정성도 가득 담긴 훌륭한 식사였다.

 

처음 동문시장 야시장을 시작으로 제주도의 첫인상은 점점 미궁에 빠졌지만, 우연히 좋은 맛집을 만나 기분은 좋아졌고, 앞으로의 여정이 즐거울 것 같다는 희망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고 특정 상점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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